마닐라 한식당 연대기 2
폐업한 코리안 빌리지 레스토랑의 창업자는 임인숙 여사입니다. 이분은 실향민 출신으로 남쪽으로 피난 와 당시 미군 군속으로 일하던 필리핀인 탈로씨와 만나 결혼합니다. 임인숙씨는 미군 PX 캐셔로 일했다고 하는데 당시 파병된 필리핀 장교들과 한국여성들이 눈이 맞아서 결혼한 케이스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이들은 남편을 따라 마닐라로 이주합니다. 이들이 차린 식당들이 현재 한류와 K FOOD의 원조식당들입니다. 마카티 코리아가든도 필리핀 장교와 결혼한 한국여성이 창업한 식당입니다. 임인숙씨는 74년 말라떼에 소나무를 차리고 양식을 팔다 78년 코리아 빌리지를 아드리아띠코로 이전하며 본격적으로 한식을 팝니다. 이 식당이 결국 80년대 맛집으로 등극합니다. 남편은 95년 사망하고 임인숙씨가 아들 내외와 운영하다 2007년 기존 식당자리에 콘도가 건축되면서 현재 낙필거리로 옮겼습니다. 그 앞 호텔서 지낼때 참 신기한 식당이라 생각했는데 이게 그 코리안 빌리지라고 생각하지 못했네요. 2019년엔 임인숙씨도 돌아가시고 아들이 운영하다 아들도 건강이 악화되서 올해 2월에 폐업했어요. 폐업할때 마닐라 신문 여러곳에서 기사로 아쉬움을 표했고 마지막 일주일은 기존 고객들이 몰려와 줄을 섰다고 합니다. 세상 모든일이 누군가의 모험심과 개척정신에 빚지고 있습니다. 모든것이 내가 잘나서 된거같지만 따지고보면 50년대 필리핀 남자들과 결혼해서 이주한 용감한 한국여성들의 한식사랑과 근면성이 지금의 K FOOD열풍의 밑거름입니다. 임인숙 여사를 기억하시는분은 댓글 남겨주세요.
깜짝 놀랗읍니다 지금 앙헬레스 한인회에서 한국어 선생님이름이 임인숙씨라서요 ㅎ ㅎ
@ 참그린 님에게... 그 이름이 필리핀에서 성공하는 여자이름?
공부 많이 하시네요 조합의 수재
@ pororo 님에게... 낙필 저 식당 앞 지나다가 참 묘한 식당이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90년대 초 제가 가끔가던 식당. 신기하더라고요.
검색해보니 돌아가신 임인숙씨가 80년대 마닐라 한국 유학생들에게 밥을 많이 해주셨다고 하네요. 당시 경희대와 카톨릭, 그리고 안식교에서 교수요원 키운다고 유학생 마닐라로 많이 보냈었거든요.
저런 뒷배경이 있었네요.. 최근에 문 닫았다고 듣긴 들었는데... 필리핀 친구들이 아쉬워 하더라고요
@ 신풍노호 님에게... 한국인들은 무심한데 필리핀 사람들이 난리네요. 78년에 창업한 식당 서울에 몇개 없는데 안타까워요
훌륭한 분이셨어요 선교사들과 학생들에게 도움을 많이 주셨지요 그당시에는 한인들끼리 똘똘 뭉쳐서 어려운 일 해결 하며 서로 돕고 살았는데 지금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였지요
@ 같이놀자 님에게... 교민신문에서 좀 기사 좀 내서 기록으로 남겼으면 좋겠어요. 문화사적 가치가 있으니.
저 시기에는 필리핀 어떤 사람이 삼겹살을 알았나요 ;;; 야키니쿠가 불판에 고기 구워먹는다라는 인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삼겹살을 야키니쿠로 표기해서 운영을 했던거겠죠... 솔직히 삼겹살도 코로나 터지기 바로 전에 필리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되고 지금은 삼겹살이 필리핀에서 일반 명사가 되었죠.. 저때 한식당에 가서 밥을 먹을 정도면 솔직히 부유층이였죠... 10년전만 해도 피노이들 한끼에 100페소도 하지 않을때인데 한국 사람들은 한끼에 피노이들 하루 일당의 금액을 썼으니깐요..
@ jsaminkim 님에게... 90년대 초에 갔을때 거의다 필 상류층, 주재원,대사관 직원등등 고급식당이었어요.
연세가 많으셔서도 제가 서빙을 이분에게 받은적이 있어요. 불고기에 대해 자랑을 많이 하시던 기억이 나네요. 여긴 상추를 안주고 반찬도 별로인데....주메뉴인 고기가 맛이 있어요. 사모심이 자기들은 설탕으로 맛을 낸다고 하더라구요. 그후에 직원과 문제도 좀 있었고....세무서랑도 문제가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주로 갔을때가 2000년대 초니까....진짜 맛집이었네요. 돼지갈비 1인분에 200페쇠인데 ..둘이가서 이인분 시켜서 먹던 기억이 새롯이 나네요 참 시간빨리갑니다.... 주인장도 돌아가셨다니....나도 덩달아 늙어가는걸 실감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