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도마뱀을 죽였네요 (9)


일끝나고 점심 먹고 잠깐 방에 들어왔다 나갈려고 보는 와중 문 위에 뭐가 바글바글 움직이길래 보니깐 개미 덩어리입니다 개미랑 바퀴벌레를 싫어해서 집안에 음식물을 하나도 들여놓지 않는 터라 도대체 뭐때문에 그럴까 싶어서 자세히 보니깐 도마뱀 머리더라구요 뭐지 싶다가 혹시나 싶어서 문을 쓱 열어보니깐; 문틀 위에 도마뱀 허리 아래만 남아서 뒷다리랑 꼬리가 허공에 축 늘어져있습니다 개미가 바글하고 뒷다리뼈가 보이고 꼬리에 살도 다 사라져 가죽만 남은걸 보니깐 어젯밤 언제쯤에 제가 방문을 열고 닫을때 도마뱀이 그 새 문 위에 있다가 봉변을 당한것같더라구요 엄지손가락만해서 소리도 안내는 작은 애라 미처 있는줄도 몰랐습니다. 앞뒤 상황을 알고 나니 도마뱀한테 너무 미안하더라구요. 있는줄 알았으면 어디로 쫒아낸다음에 문을 닫던가했을텐데 뭐가 그리 볼게 있다고 그 위에서 가만히 있다가 그리 끔찍하게 죽었는지 참 미안했습니다 한국에 계신 제 어머니께서도 도마뱀을 좋아하는 터라 크레스티드 게코 도마뱀이라고 따로 하나 구해선 용칠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키우는 애인데 처음엔 저걸 왜 키우나 싶다가도 자주 보다보니 나름의 정과 귀여운 맛이 있는 착한 애입니다 본가에 있을때도 서식장에서 꺼내서 손에 올려놓으면 멀뚱한 눈으로 절 쳐다보면서 무슨생각하는지 궁금하기도하고 귀엽기도했는데 그래서 그런가 이번에 도마뱀을 그렇게 실수로 죽이고 나니 심히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다음엔 밤에 문을 열고 닫을때 조심하면서 살펴봐야겠네요..

Comment List

육남매

저도, 어릴 때는 몰랐는데, 나이가 들 수록 곤충이나 미물을 죽이는 것에 신경이 많이 쓰이네요. 바퀴벌레 죽이는 것도... 그 마음 이해가 됩니다.

김치아빠

@ 육남매 님에게... 저도 모기까지는 죽일 수 있는데 다른건 점점 그렇게 되는거 같아요. 근데 제 와이프는 뭐만 보면 나보고 죽이라고 하는데 맘이 안좋습니다. 그래도 요즘들어 도마뱀은 죽이란 소리 안해서 다행이네요.

noja

필리핀 오래 살다보니 작은 도마뱀이 귀엽게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가끔 현관 밖에서 보면 모기, 날파리 등 날쌔게 잡아먹는 모습을 보면 고맙기도 하고요. 현관 스크린 물청소 하다보니 문틈에 끼어서 완전히 납작히 종이처럼 짜부가 된 도마뱀 여러번 발견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그런 것이라 별로 미안한 생각은 안드는데, 그냥 왜 하필 거기에 있었나 불쌍한 생각이 좀 들긴 들어요. 그래도 굳이 문 열고 닫을때 확인하면서까지 살기는 너무 귀찮고요. 지들이 잘 피하길 바래는 수 밖에요.

타미레드

도마뱀은 인간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친구들입니다. 저도 첨엔 혐오했었는데 같이 살게 되다보니 불편한거나 해 끼치는거 하나도 없고 오히려 해충들 잡아주고 해서 집안에서 보이면 놀라지 말라고 살살 걸어다녀 줍니다. 말씀하신대로 착한 애들입니다.

사방비치여행뷰호텔

@ 타미레드 님에게... 모든 분들이 착하네요^^

마린보이99

아 그 마음 알것같네요 ㅎㅎ 저는 요즘에 집안에 도마뱀 들어오면 반갑더라구요 ㅎㅎㅎ

hitchjang

도마뱀은 익충이죠.. 바퀴벌레 모기 파리..천적입니다 도마뱀 보면 반가운데 집에 아무것도 없으니까 배고팠는지 내려와서 방바닥으로 돌아다니더니 죽었더군요 마음이 안좋았습니다. 뭐래도 챙겨줄걸..

올티가스센터

도마뱀은 우리 생활의 동반자입니다. 다음생에서는 부디 행복하길,,

redcoin

경찰에 자수하세요

freetalk세부

Page35of32584, total posts: 97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