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맞이 전화,
충청도 사시는 어머니와의 통화랍니다. - 니얄 내려 온다구? - 네. - 도로가 맬깡 빙판이라는디 운전헐라믄 대간 허겄다, 찬찬히 운전햐! - 네? 제가 차가 어딨다고 운전을 해요? - 읎지 참! 고연히 걱정을 혔구만? - 기차로 가요. - 그려. 근디 문단속은 잘허구 와야 혀. 금붙이 같은 거 누가 집어가믄 큰 일이니께. - 금붙이요? - 것두 읎어? 누가 훔쳐 갈 금붙이 하나 읎는 피붙이가 내려 오는구먼? - 가지 말까요? - 아녀! 뭔 말을 그 모냥으루 섭허게 헌댜? - 네. - 설 명절 내내 춥대니께 옆 방, 건너 방, 보일러 안 터지게 난방 약허게 틀어 놓구 와! - 네? 원룸 사는데 무슨 옆, 건너 방이 있어요? - 것두 읎어? 차두 읎어, 돈두 읎어, 집두 읎어, 허어 참! - 내려가지 말까요? - 니얄모래가 육 십인디 뭐 있는 게 읎구먼? - 그러게요. 나이만 주워 먹었네요. - 넘들 차 주서 먹어, 돈 주서 먹어, 집 주서 먹을 띠 나이만 주서 먹은겨? - 그러게요. - 나이는 이 애미나 주서 먹게 냅두지 뭐 헌다구 너까장 주서 먹었댜? - 불효자가 하는 짓이 다 그렇지요 뭐. - 주서 먹을라믄 골고루나 주서 먹든가? 어릴 띠 부텀 편식을 허드만! - 내려가지 말까요? - 편한대루 햐! 날라댕기는 새 헌티 이리 앉어라, 저리 앉어라 헐 수 있간디? - 네. 내려 갈게요. 새삼스러운 타박으로 시작되는 설맞이 어머니 전화다. 추석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설이라니, 대체 명절은 왜 이리 속히 오는 것인가.
매번 설날 추석이면 가족들이 모여서 군대는 갔다왔냐? 직장은 댕기냐? 결혼은 언제하냐? 조카들 용돈 준비하고, 부모님 용돈 준비하고 집에서 준비한 맛있는 명절음식에 신이났던게 엊그저께 같은데.... 이젠 조카들은 시집장가가고 잔소리하던 고모 삼촌들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시고 자식 손주 모이면 행복해하시던 부모님도.... 명절이 되면 옛날이 그립습니다. 행복했던 추억이 많은 설날...세배돈 받아서 엄마한테 맡기고 못찾았지만..ㅎㅎㅎ 이젠 먼 외국에서 보내니 항상 쓸쓸하고 가슴 안구석이 아프네요 명절 음식도 그립고... 다들 새해 건강하시고 만사형통하는 한해되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우리나라 대한민국도 안정되길 기원합니다. 필리핀코리안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