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느긋하게 준비해서 한 2년 더 있다가 이주 할 생각이었는데 요즘 중년의 위기인지 마음도 싱숭생숭하고 뭣보다도 종종 숨이 탁탁 막혀서 도저히 2년은 못기다릴 것 같아요. 코로나 끝나면 더 못참고 충동적으로 비행기 표 끊을것 같아서 아예 미리 슬슬 준비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애도 다 컸고. 발목 잡힐 것도 없고. 원래 바기오나 세부 쪽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람 인연이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라 일단은 원래 피하려고 했던 앙헬레스로 가야 할것 같아요. 앙헬레스 가서 예쁘고 착한 아가씨 만나서 남 눈치 안보고 인생 한번 즐겁게 살아보겠습니다. 같이 맨날 바람 쐬러 다니고, 여행 다니고 할겁니다. 골프는 안쳐요. 술도 별로 안먹고 담배도 안합니다. 특히 친구라도 남자들과는 술 안먹습니다. 약도 안하고, 도박도 안합니다. 어디 투자도 안할거고 사업도, 동업도 안해요. 금전 거래도 안하고. 종교는 없지만 매주 손잡고 성당 나갈 수 있습니다. 쓸데 없는 가치관이나 정치관 다 맞추겠습니다. 시간 관념이니, 능률이니 이런것도 맞추겠습니다. 어차피 맨날 같이 있을텐데 약속시간 늦을일도 별로 없겠죠. 워킹 스트리트는 유투브 눈팅만 하다가 이미 지쳤어요. 벌써 지겨워져서 재미 없을 거 같습니다. 그저 참한 아가씨 한명만 만나면 됩니다. 단단히 호구 잡혀서 처가집 살림은 한 단계 끌어 올려 줄겁니다. 언제나 갈 수 있을래나. 언제나 갈 수 있을래나. 할일은 많은데 손에 잘 안잡히는군요. 미래의 여친 후보님들은 지금도 좋은 꿈들 꾸고 계시겠지. 인연이 있다면 이제 좀 만나보고 싶군요. 어린여자 만난다고 주책이라는 욕도 좀 들어보고 애교도 좀 받아봐야 겠습니다. 지금처럼 지난 10년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도 사진도 별로 없게 계속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몇년 있으면 50인데. 인생 50대에 훅 가는 사람들도 많다는데 아직 당뇨나 고혈압은 없지만 콜레스테롤이 무서우니 운동도 해서 살도 좀 빼야지. 요새 새치 나오는데 염색도 하고, 얼굴 피부관리도 좀 받고. 운동은 밤운동이 제일이라는데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진짜 전혀 기억이 안나요. 하... 멀고 먼 옛 이야기 일겁니다. 고장 난것도 아닌데. 내가 피한것도 아닌데. 왜 여태 이러고 살았는지. 옛날에는 등산도 매주 갔었는데. 필인들 등산 클럽도 가입 해 놨어요. 여친이 같이 다녀 주겠지. 나는 살찌고 나이 들었지만, 날씬하고 젊은 여자 만날 겁니다. 해달라는 것 다 해주고. 사달라는 것 다 사주고. 십년이상 못만난 고등학교 절친들한테 알콩달콩 사진 보내서 염장도 좀 지르고 아 필리핀이여. 아 필리핀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