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부유하고 힘 있는 가문 출신 시사…“이름만 빼면 매우 나약한 인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내년 필리핀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 중 한 명이 마약인 코카인을 복용했다고 주장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2016년 7월부터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면서 60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 국제사회로부터 인권침해 비판을 받아왔다. 19일 현지 일간 인콰이어러지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중부 오리엔탈 민도로주를 찾아 한 연설에서 “심지어 코카인을 복용하는 대선 후보가 있다. 부유한 가문 출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게 내가 궁금한 이유다. 그 사람이 뭘 했나? 그 사람이 필리핀을 위해 무슨 기여를 했나”라며 “왜 필리핀인들은 그에 대해 그렇게 열광하며 지지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손쉽게 승리할 수도 있을 거다. 그게 필리핀인들이 원하는 거라면, 그렇게 하라”고 덧붙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가 누구인지 추측하는 것은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 언제가 때가 되면 여러분은 내가 한 말을 알게 될 것”이라면서 “그는 매우 나약한 지도자다. 이름만 빼면”이라고 언급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힘 있는 가문’ 출신임을 시사한 만큼 특정 후보의 이름이 거론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후보로 등록한 이들은 두테르테의 정치적 동반자이자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 두테르테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 복싱 영웅인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 배우 출신인 프란시스코 도마고소 마닐라 시장, 판필로 락손 상원의원, 로날드 델라 로사 전 경찰청장 등이다. 필리핀 여론조사기관인 SWS가 지난달 20∼23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이 로브레도 부통령 등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다만 당시 설문조사에서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은 대선 주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은 독재자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로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특히 마르코스 가문은 북부 지역에서 ‘왕조’로 불릴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지난 1986년 시민혁명인 이른바 ‘피플스 파워’가 일어나면서 권좌에서 물러난 뒤 3년 후 망명지인 하와이에서 사망했다. 이후 마르코스 일가는 1990년대에 필리핀으로 복귀한 뒤 가문의 고향인 북부 일로코스노르테주에서의 정치적 기반을 배경으로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아들인 마르코스는 일로코스노르테주에서 주지사와 상원의원에 선출됐다. 그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인 사라(43) 다바오시 시장과 대통령·부통령 후보로 러닝메이트를 이뤄 내년 대선에서 유력한 고지를 차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서우 기자([email protected]) https://n.news.naver.com/article/021/0002493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