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가내용: 땅 소유권이나 사용권이 계약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제목대로 지상권만 불분명하게 있는 집만 구입입니다. 외국인 토지소유 제한법과 상관 없습니다. 여친 만나러 오기 전에 1캐럿짜리 약혼반지 주문했었다가, 필리핀 사정상 좀 아닌거 같아서 그거 환불시키고 대신 가족들 모여살게 대지권만 있고 타이틀 없는 집을 약혼선물로 사줄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여친은 지금 5천페소짜리 도금에 가짜다이아 약혼반지 끼고 다니는데, 솔찍히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아요. 원래 결혼 준비 되면 방문해서 한꺼번에 처리 할 계획이었는데, 사정상 먼저 집부터 구입하게 되었네요. 결혼식은 그냥 마닐라에서 둘이 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도저히 수리가오 금방 한번 더 가고 싶지는 않아서요. 집은 현주인이 40년째 무허가로 지어서 살고 있는 집이고, 두명의 땅주인이 서로 자기거라고 소송 중이지만 실제 타이틀은 없는 경우입니다. 집 자체는 넓찍 합니다. 방이 세개라고 들었는데 막상 가보니까 세유닛이 독립되어있고, 그중 두채는 내부에 또 방이 한두개씩 있더라고요. 무려 세가족 대식구가 살고 있었습니다. 한 부엌도 각자 따로 있고. 어쩌면 한유닛은 렌트줘서 생활비에 보탤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그 일대 땅주인 결정되면 세 내기 시작하면 되고, 운좋으면 실거주자들한테 땅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하네요. 시내에 하나밖에 없는 백화점 바로 뒷골목이라서 장소는 아주 좋습니다. 하지만 시설은... 저는 도저히 같이는 못지낼거 같아서 그냥 계속 여관생활 하기로 했습니다. 가계약과 계약금 내고, 며칠 뒤에 바랑가이 캡틴 사무실로 찾아가서 서류수속을 시작했습니다. 가계약은 그냥 편지로 두장 쓰고 (복사기가 없으니까), 각자 서명하고, 각자 아이디 얹은 채로 사진 찍은다음 한장씩 나눠 가졌습니다. 바랑가이에서는 매도자한테 이것저것 많이도 시키더군요. 같이 안사는 남편하고 자녀들 3명한테 모두 포기각서 받고, 뿌록 프레지던트 (동네 이장?)한테 매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있는 편지도 받고, 그걸 바탕으로 Certificate을 먼저 만들게 했습니다. 이게 집의 타이틀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당일날 못끝나서 그다음날 다시 갔습니다. 다시 캡틴 사무실에서 서류만들고 증인들 서명도 시키고, 대금은 현금으로 지불하는거 바랑가이 직원이 증거사진 찍고, 이것 저것 다 하고 나니까 이건 얽혀 있는 사람들도 너무 많고 확실해서 사기당하거나 할 수 있는 종류가 도저히 아니더군요. 무척 안심이 되었습니다. 비용은 집값의 1.5% 정도 매수자가 지불했습니다. 원래 선물로 주려고 한 거라서 제 이름을 넣지 않으려고 했는데 바랑가이에서 제 이름을 넣겠다더군요. 그렇지 않으면 어린 여친의 자금 출처 증명 때문에 까다로와 진다고 여친도 굳이 그렇게 하자고 해서 결국 제1매수자로 제이름, 그다음에 여친 이름이 들어갔습니다. 이름 옆에는 남편과 아내 대신 약혼자라고 써주더군요. 이런 식으로 진행할지는 전혀 예상을 못해서 약간 신선 했습니다. 다 좋은데 이름과 "약혼자" 라는 설명 사이에 왜 굳이 나이를 적어야 하는지 ㅠㅠ. 좀 부담스럽고 양심도 찔리고 그러네요. 필리핀에서는 남들도 다 그런다던데, 30상 이상 차이나는 커플도 많다던데, 하다가도 가끔 훅 하고 양심이 찔려오는 때가 있습니다. 여친도 자기 나이가 20만 되었어도 훨씬 좋았겠다고 하고. 그렇다고 돌이킬 수 있는 일은 아니죠. 몇년 뒤에는 땅까지 사서 허물고 새로 짓거나, 좋은 집으로 다시 사주자 하는 생각으로 조금 가책을 줄여 봅니다. 마지막에 매도자와 매수자가 대금 세는 단계에서 직원 안보는 사이 슬쩍 뿌롱 바랑가이 (바랑가이 캡틴의 정식 명칭이더군요) 집무실 책상에 앉아서 사진도 한장 찍었습니다. 바랑가이 캡틴은 바쁜 사람이라 그런지 두번 다 자리에 없었고 비서 두명이서 실무는 다 보는 것 같았습니다. 내일 바랑가이 캡틴 서명 들어간 증서 받아오면 끝나고, 이사는 이번 주말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이사 들어가는 거 보고, 필요한것 좀 더 사준 다음 드디어 이 지긋지긋한 수리가오 비스릭 다음주 금요일에 뜨기로 했습니다. 방문한지 1주일 밖에 안지났지만 도저히 더 못있겠네요. 무슨 맨날 비가 와대서 아주 하루종일 사우나 있는 것 같은 느낌이고, 수건은 아침에 쓰고 널어놓으면 저녘때도 안 말라 있어요. 여친이 자기 옷 몇개 손빨래 했는데 마르는데 무슨 며칠씩 걸립니다. 모기는 진짜 욕나오게 많고, 바깥 구경은 위험하다고 저혼자는 나가지도 못하게 하고, 야시장은 같이도 못가게 합니다. 빨리 탈출하고 싶습니다. 바닷가 도시인데도 해변은 20-30분씩 트라이시클 타고 가야 나오고, 그것도 영 모래도 적고 물색깔도 별로인데다 쓰레기까지 둥둥 떠있어서 저는 못들어가겠더군요. 물가 싼거는 그래도 맘에 듭니다. 트라이시클은 한번 타는데 20페소, 식당가서 4명이 이것저것 시켜도 만원밖에 안나오네요. 물론 나오는 음식 보면 그만큼만 받아야 할 것 같기는 합니다. 민다나오 빨리 뜨고 싶은데 여기서 차로 8시간 걸리는 내륙지방에도 할아버지 할머니 보러 하루이틀 들려야 합니다. 다바오까지 4시간 걸려서 같다음 다시 산속으로 4시간 들어가야 합니다. 잠은 한시간 걸려서 발렌시아까지 나와서 자야되고, 나중에는 또다시 산길로 4시간 나와서 다바오 공항으로 가야합니다 생각만해도 조금 짜증이 납니다. 거기는 진짜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방문이라는 생각으로 얼굴만 비치고 올 예정입니다. 여친 언니가 예쁜 얼굴에 여친 처음 만났을 때처럼 아주 여드름이 심했는데 이제 좀 나아가네요. 여기 뜰 때까지 일주일에 한번씩 여친과 함께 페이셜 받을 예정입니다. 그다음은 뭐. 제가 거기까지 신경 쓸수는 없죠. 여친은 벌써 거의 아기얼굴처럼 돌아왔습니다. 여드름 흉터는 나중에 방콕에서 레이저로 없앨 계획입니다. 여기는 돈이 없어서 레이져 기계를 못 들여 오니까 무슨 마이크로 니들링 권하던데 그거 별로 도움 안되니까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