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메트로 마닐라의 노발리체스 지역. 이곳은 빈민층과 차상위계층이 공존하는 곳이다. 가장들은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형편이고 자녀도 대부분 5~6명이 넘는다. 지독한 빈곤에 아이들은 하루 한 끼 먹기도 쉽지 않고 배움의 기회도 얻을 수 없다. 미래를 꿈꿀 수 없는 빈민촌 아이들에게 필리핀 면형공동체는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다. 두 명의 수도자와 직원들이 공부를 가르치고 급식을 제공하며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면형공동체 1층에는 아이들에게 점심을 주기 위한 식당이, 2층에는 몬테소리공부방이 있다. 13년째 빈민촌 아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과 교육, 의료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필리핀에서 7년째 선교하고 있는 한국순교복자수녀회 대전관구 소속 이문숙(비아) 수녀는 “워낙 영양 상태가 좋지 못한 아동들이 많다 보니, 센터에서 주는 급식을 먹고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게 눈에 보일 정도”라며 “아이들이 목표 의식을 갖고 공부할 수 있도록 장학금 지급 사업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코로나 팬데믹은 아이들의 미래를 앗아갔다. 가장들은 일자리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졌고,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한 채 환경이 열악한 판잣집에 갇혀 지내야 한다. 면형공동체 역시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다. 방역에 신경을 썼지만, 코로나 팬데믹 확산에 무료 급식과 교육 사업을 일시 중단했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하던 면형공동체에는 적막만이 흐르고 있다. 아이들의 형편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수도자들의 마음은 급할 수밖에 없다. 아직 어리고 글도 떼지 못한 아이들은 집에서 스스로 공부할 형편도 못되고, 제대로 된 식사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업가가 꿈인 레이문도(초2)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뛰어놀며 식사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행히 해외 원조 기관과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아이들의 가정에 매월 쌀 15㎏과 식료품(계란, 우유, 면종류)을 제공하며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면형공동체는 대면 수업과 아이들을 위한 무료 급식 재개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필리핀 정부에서 대면 수업을 시작하면, 다시 센터의 문을 활짝 열고 아이들에게 교육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후원자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다. 이 수녀는 “한국순교복자수녀회 대전 관구에서 전격적인 후원을 약속했지만, 40~50명의 아이의 식비와 학비가 연 6000만 원에 달한다”며 “하루 70원이면 한 아이에게 한 끼를, 1년에 150만 원이면 교육을 통해 한 아이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http://m.cpbc.co.kr/paper/view.php?cid=820388&path=202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