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씨앗을 심는 것이고 마중물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예술이 영원히 남는 것처럼 돈도 좋게 쓰면 영원히 남는 게 아닐까요?” 고액기부자 클럽에 네 군데나 이름을 올린 사람이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 대한적십자사 ‘레드크로스아너클럽’,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그린노블클럽’, 유산기부자모임 ‘그린레거시클럽’. 개인 누적 기부액만 15억원이 넘고, 사회 공헌 활동 후원금은 8억원에 이른다. 광주 서구에서 개인 치과병원을 운영 중인 김수관(58) 원장이다. 1983년 치대생일 때 전남 완도의 한 섬에 진료 봉사를 간 것을 계기로 꾸준한 기부를 결심했다. 김 원장은 “당시 동네 수질이 좋지 않아 장애를 가진 할머니의 치아가 다 빠지고 아이들도 충치가 많은 것을 봤다”며 “그때부터 젊은 시절에는 몸으로 봉사하고 나이가 들면 기부를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여유가 생길 때마다 봉사를 떠났다. 2002년부터 2015년까지는 여름, 겨울마다 휴가를 내고 의료 환경이 열악한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찾았다. 2011년 1월에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치아 부식·잇몸 질환 등을 앓는 현지인들을 만나 하루에 100개 이상 발치를 하느라 손이 저려 잠들지 못하기도 했다.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기부액도 조금씩 늘려갔다. 처음엔 치대 인턴 시절인 1989년 대한적십자사에 매달 5000원씩 정기후원부터 시작했다. 본인이 죽은 뒤에 남긴 유산을 기부할 것을 약속하는 ‘유산 기부’도 적극적으로 해 현재 2억원 가까이 유산 기부를 약속한 상태다. 국내 소외 계층을 찾아 무료 진료 봉사도 하고 있다. 2014년 무료 진료 봉사를 통해 광주 고려인마을과 인연을 맺었고, 2020년에는 사비로 장비를 구입한 뒤 ‘고려인마을 치과진료소’를 세워 매주 화요일 저녁마다 진료를 나간다. 그는 ‘고려인마을 어린이합창단 운영위원장’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합창단원 중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고려인마을에 들어온 아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김 원장은 “폭탄이 떨어져 청력을 상실한 한 소녀의 이야기, 피란민들이 폭탄을 맞아 산산조각 나는 걸 보고 실어증에 걸린 소년의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그는 “기부한 뒤에 찾아오는 뿌듯함과 보람은 그 무엇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며 “힘들게 돈을 번 만큼 남을 위해 쓰는 게 어렵겠지만 일단 소액이라도 기부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713168?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