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필리핀에서 장사를 하면 돈을 번다 못번다 토론이 보이네요. 어디라도 장사해서 돈 버는 분 못버는 분 있겠죠. 한국에서 자기돈 몇십억 가지고 와서 땅이나 콘도들 사놓고 길게 보고 투자하면 누가 망하겠습니까. 하지만 필리핀에서 몇년 안살았고, 사업은 한국에서도 해 본적이 없으며, 자본금은 오픈할 때 다 밀어넣어서 장사 안되면 1년 운영비도 없는 식당 차려놓고 성공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인건비가 높은 나라에서 장사를 하면, 규모가 작고 매출이 적어도 주인이 직접 일해서 자기 인건비정도는 벌어가는 작은 식당같은 것도 가능성이 좀 더 높습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직원안쓰고 직접 요리해서 하루 400페소 벌어야지 하고 장사하는 분은 없겠죠. 그러면 식당을 하더라도 규모를 좀 키워서, 테이블도 한 열개 스무개는 놓고, 주방장에 주방 직원 몇명, 서빙직원 몇명 이렇게 제대로 된 규모의 비지니스를 하게 될겁니다. 그런데 이 장사라는게 타고난 분도 있겠지만, 경험없이, 특히 요식업계에서 경험없이 덤볐다가는 정말 쪽박차기 쉽습니다. 대충 통계만 봐도, 새로 오픈한 식당의 90%가 3년안에 망한다는 것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집안이 사업 좀 하고 부자인 집이라면 이런 부분도 주위에서 본것도 있고 교육도 받았고 조언도 받겠지만, 그런 거 없이, 한국에서라면 그런 규모의 사업을 할 엄두도 못내지만 인건비 싼 필리핀에서는 할 수 있을 만한 돈, 특히 퇴직금 가지고 사업을 하면서 처음으로 직원들 10명 20명 놓고 장사를 해서 잘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것도 낮선나라 필리핀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이민온지 몇년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심지어 사업할 수 있는 비자도 없이 남의 이름이나 법인으로 하느라 추가 비용까지 들어가는데, 가족의 연줄도 없이 어느 별볼일 없는 반 백수 토박이 교포의 도움과 조언을 받아가며 장사를 시작해서 성공한다는 건 논리적으로도, 통계적으로도 말이 되지 않습니다. 사깃꾼이 꼭 내돈을 들고 튀어야 사깃꾼이 아니고, 컨설팅할 능력이 없으면서 옆에서 도와준답시고 소소한 수수료 받아먹으면서 장사 해보라고 부추기는 사람들이 다 사깃꾼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