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민국의 산하는 초록으로 물들 것 입니다. 신록의 짙음이 천하를 압도하겠죠. 이 5월 쯤이면, 지평선의 아지랭이는 봄의 정령처럼 춤출 것이고 동구밖 과수원길의 배꽃과 봉숭아꽃은 고향의 향취를 더 할 것입니다. 죽은 듯한 냇가는 어느듯 봄물이 흐르고,그 세찬 물줄기를 차올라가는 송사리의 본능은 여기가 내 고향이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산하가 만산 홍엽으로 물드는 이 깊어가는 가을의 시기, 봄의 화려한 변이를 꿈꾸어 봅니다. 가을이 있기에 봄이 있고, 봄이 있기에 가을이 존재하는 것이겠죠. 자칫 세월과 시간의 감각을 망각하기 쉬운 이국의 땅 필리핀! 그대로 인해 대한 민국의 봄과 가을을 그리워 하게 되고,그대로 인한 따가운 수빅의 태양빛을 사랑하게 됩니다. 바람에 휘흔들리는 꽃의 길은 동서남북, 방향이 없습니다. 여기가 내 보금자리요, 저기가 내 고향입니다. 필리핀이든 대한민국이든, 노스캐롤라이나 이든, 내 발길이 내 역사이고, 내가 머무는 곳이 내 안식처입니다. 노래 가사처럼 그 모두다 사랑합니다.타오르는 태양도,날아 가는 저 새도. 사랑합시다, 미워하기에는 너무 바쁜, 너무나 짧은 우리 인생입니다. 역시, 술은 막걸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