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살고있는 한국인입니다… 년차로는 곧 5년차구요.. 내장사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냥 넋두리 글이라 주저리 주저리 써볼게요.. 술마시고 쓰는 글 아닙니다 ㅋㅋ 좀 길어질지도요… 얘기할 곳이 없네요ㅎㅎ.. 필리핀에 오게 된 계기는 워낙 한국사람들이 많이 놀러가길래 와봤습니다 이 나라에 약 한달정도 살면서 놀아보니 눈치보며 치열하게 살던 한국의 내 모습이 아니라 온전한 나, 진정한 나의 모습이 나오더라구요.. 한국에선 이렇게 행동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게 많았는데 필에서는 가장 자연스레 웃고 가장 자연스레 행동한 것 같아요 남 눈치안보고.. 그리고 한국사람이란 이유만으로 어딜가나 환영받고 주목받는 것도 좋았었네요 귀국 후, 몇 달 있다가 짐싸들고 필리핀에 무작정 왔습니다 사업이란거 해보고 싶었거든요. 아, 일하던 곳에는 사표던지고요.. ㅋㅋ 아무것도 모르니깐 그냥 필리핀 친구 이름으로다가 사업자를 냈습니다 사업하기엔 턱없이 모자랐지만 그 친구가 가지고 있던 돈 전부를 넣고 돈 한 푼도 없던 저는(이것저것 하다가 많이 날렸습니다) 뭐, 한국에서 나름 괜찮게 살았었는지, 주변에 돈 빌리러 다녔는데 한국에서 음식점 차릴만한 돈을 빌렸습니다.. 그 친구가 가진 돈, 제가 빌린 돈 전부 다 쏟아부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됐냐… 잘 됐습니다.. 그 친구나 저나 한국 대기업 월급보다 더 가져갔고 그 돈으로 다시 투자하고… 투자 지분으로만 보면 9:1은 될겁니다.. 그래도 수익금은 반반이였어요. 왜 반반이냐 하시겠지만 저는 이 친구 덕에 돈도 벌고 있고… 솔직히 일도 저보다 훨 많이하고요.. 이놈이 원래 지 사업해서 살던 놈이라 (한국인 평균월급 보다는 좀 적었음) 필 기준으론 잘 버는거니 좀 마야방 이였어요 한국분들 들으시면 웃으시겠지만요… ㅋㅋ 그래서그런지 버는 족족 써댔고.. 저는… 음.. 저도 많이 써서 할 말은 없네요… ㅋㅋ 그래도 대부분은 재투자를 했습니다 근데 슬슬 문제가 생기더라구요.. 사업이란게 항상 상승곡선일 수가 없잖아요? 이런저런 이유로해서 힘든 시기가 저희한테도 왔습니다.. 달에 나가는 돈은 큰데 수입은 점점 줄어들었어요 모든 소매상이 다 그렇듯, 물건이나 재료사는 원금은 두고 수익금으로만 생활을 해야하는데 원금을 조금씩 조금씩 갉아먹기 시작했습니다 매장세, 관리비, 식비, 직원 월급에 제 빚 + 이 친구나 제 씀씀이 하니깐 어후… 원금이 정말 빨리 사라지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자주 다퉜습니다. 니가 맞니 내가 맞니 하면서요.. 근데 동업이란거, 가족끼리도 하지말라 하잖아요? 저는 몰랐죠 왜그런지.. ㅋㅋ 이 친구가 돈이 없다보니 손장난을 치기 시작합니다.. 냅뒀습니다.. 이 놈은 이게 없으면 못먹고 사니깐요.. 근데 점점 금액이 커지더라구요 그래서 한마디 했습니다 언성 높이고 이런건 전혀 없었지만 그거 횡령이다.. 하면서 얘기했습니다 그리곤 점점 자주 싸우게 됐어요 한바탕 크게 싸우고 어느 날, 이 놈이 저보고 나가랍니다.. 제가 한게 뭐녜요.. 돈 더넣은거 말고 없지않냐.. 일은 자기가 더 많이 했으니 지꺼랍니다.. 사업체는 본인 명의로 되어 있겠다, 동업자는 외국인이겠다, 만나기만 하면 서로가 싸우니 제가 점점 미워졌겠죠.. 그 친구놈이 일 많이한거 인정합니다.. 근데 끝내더라도 좋게 끝내야하는건데, 혹여나 제가 사업체 가져가려고하면 셋업해서 한국으로 쫓아낸답니다.. ㅋㅋ 저한테 직접한건 아니고 지 친구들한테 그랬다네요.. 이 단순한 필리핀 사람들은 뭔 일이냐고 저한테 와서 자기들끼리 무슨 얘기했는지 설명해주고요… ㅋㅋ (한국에서도 친구끼리 싸우면 서로 죽이녜 마녜, 찢어죽인다 발라버린다 등등 하잖아요? 이 친구가 뒷배가 있지만 저도 그동안 놀기만한게 아니라서 좀 있거든요.. 그래서 저 말을 크게 신경쓰진 않습니다 그냥 설명하고 싶었어요.. 너무 비참해 보이잖아요.. ㅋㅋ) 뭐 어쨌든…네.. 빚을 다갚지도 못했는데 쫓겨났어요 하하 어쩌겠습니까, 그 친구 이름으로 다했는데요.. 그치만 갈 땐 가더라도 한마디 했습니다 ”니 놈 다해라~“ ㅋㅋ 외국 나와서 사업한다고 깝치다가 얻은거라곤 한국 평균연봉 몇배의 빚과 마음의 상처 뿐이네요 시작할 때는 같이 갚자던 빚이 지금은 저 혼자만의 빚이 되었습니다.. ㅋㅋ 그리고 필에서 만난 친구들은 다 밝고 긍정적이였는데 이것도 제 앞에서만 그랬던거였죠.. ㅋㅋ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애가 저를 좋아한다는 이유로(잘생겨서x , 한국인이라서o) 제 주변 사람들한테 유언비어로 제가 아주 쓰레기에 못된 놈으로 만들고.. 어느 모임을 가도 항상 환영받곤 했는데 돈 안쓰는 순간부터는 그냥 꼬리봇에 왈랑 꾸엔타(쓸모없는) 한국인으로 만들고.. 한국에서도 이런 것들 때문에 친한 친구가 한두명 뿐이였는데 또 반복됐네요… ㅋㅋ (필분들을 욕하는게 아닙니다 제 처지를 설명한겁니다) 필리핀 오기 전에는 여기저기서 스카웃 제의도 많이 들어오고 누가 사업한다면 제발 관리자로 와달라하고 그랬는데요 이거 해볼거라고 다 거절했었네요 ㅋㅋ 후회하냐 물어보신다면… 후회 안합니다 다만 아쉬울 뿐입니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미리 예방할 수 있었는데.. 그 친구를 원망하냐 물어보신다면… 원망 안합니다 다만 안타까울 뿐입니다 조금만 욕심을 버렸더라면.. 조금만 더 해봤더라면.. 이 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가족도 모르고.. 친구들도 모르고.. 가족한테 얘기하면 너무 슬퍼하고 가여워 하실까봐 얘기 안했구요 친구한테 얘기하면 이것을 무기삼아 언젠가 제게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어서 얘기 안했네요 영원한 적은 없고 영원한 아군도 없다라는 것을 알았거든요 점점 사람이 고독해지고 있습니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려나요? 하하 아, 이 일은 꽤 지난 일입니다 그동안 혼자 삭히고 묵혀뒀지만 조금 전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와 한바탕 하고나니… 정말정말 울적합니다.. 제가 술은 잘 못해서 여기다 하소연 하듯 썼는데 좀 낫네요..ㅎㅎ 이 스토리의 뒷이야기를 마저 하고싶지만 잠깐 필녀 여자친구 얘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음.. 너무 장문이 될 것 같아서 한 번 끊어가겠습니다.. ㅎㅎ - 혹시나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그동안 필고에서 많은 정보도 얻고 유치한걸로 다투시는 분들을 보며 힘든 시기에 미소도 자주 지었습니다 비록 온라인이지만 고향 떠나 같은 땅에서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 계시단걸 알기에 많은 도움과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제 나이는.. 제 조카들이 아직 어린 나이입니다.. 제 글이 인생 선배님들 눈에는 건방져 보일 수도 있고 별 것도 아닌걸로 난리야 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냥 필리핀에 이런 놈도 사는구나 하고 봐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궁금하실 분은 없겠지만 나중에 필녀 여자친구와 뒷이야기를 마저 해보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