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반만해도 동네 술꾼들은 압도적으로 산미겔 진을 마셨습니다. 도대체 왜 진을 스트레이트로 소주처럼 마시는지 한국사람들은 이해불가였죠. 지금 압도적인 엠페라도르는 사실 1990년에 발매된 역사가 매우 짧은 술입니다. 포도주를 증류한 브랜디가 필리핀 넘버 원이 됐다는게 기적입니다. 당연히 사탕수수 증류한 럼이 1등이어야 맞는데 엠페라도르는 설탕 조미를 잘했고 광고가 좋았고 결정적으로 가격이 저렴했습니다. 산미겔 진에 비하면 꿀꺽꿀꺽 넘어갔어요. 세계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술이 진로소주고 3위가 엠페라도르인데 이 회사 사장 앤드류 탄은 1990년도에는 큰 부자도 아니었습니다. 지금이야 맥도날드,이스트우드, 메가월드 운영하는 재벌이 됬는데 그 종자돈이 다 바랑가이 주정뱅이들의 푼돈입니다. 보니파쇼에 가면 스코틀랜드 달모어 위스키 숍이있는데 이 위스키 브랜드 소유자가 앤드류 탄입니다. 달모어 위스키는 여섯병 세트를 15억에 판매한적도 있는 럭셔리 브랜드입니다. 동네 아재들 푼돈도 모으면 세계 최고의 위스키 회사를 먹을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달모어 45년 가격이 888,000페소, 2천만원인데 어차피 사두면 가격은 올라갑니다. 앤드류 탄 가끔 신문에 나오면 재벌이라는게 뭔지 생각하게 됩니다. 엠페라도르가 절대 좋은 제품은 아니었잖아요? 부자는 노력이고 재벌은 운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