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국민이 해외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목적국가의 이민국이 아니라 그전에 자국인 필리핀 이민국에서 출국 허가를 받는 것이 무척 어렵습니다. 이 심사를 하기 위해서는 왕복 비행기표등 출국준비를 다 하고 출국 공항에서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허가를 못받을 경우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타격이 됩니다. 필리핀인인 배우자나 여자친구를 데리고 여행을 가고싶은 외국인으로서는 이런 정책을 참 이해하기가 어려웠었는데요, 발상의 전환을 하고 나니 이해가 잘 되더군요. 필리핀 지도층은 일반계층의 자국민을 같은 사람으로 생각하는게 아니라, 가축같은 소유 재산으로 생각을 하는 겁니다. 얼굴이 예쁘거나 뭔가 기술이 있거나 하면, 앙헬레스 술집에서 관광객을 끌어들여서 외화를 벌거나, 정부주도/허가 프로그램으로 사우디 같은 곳에 가서 차별대우 받으며 비교적 적은 임금으로 일하는 대신 정부와 지도층에 여러가지 수수료와 세금 등으로 돈을 벌어다 주어야 하는 소중한 재산인거죠. 경공업 시스템이 발달하지 않은 필리핀에서 자국민들이 외국수입물품을 구하고 싶어하면, 외국으로 나가서 싸게 직접 사오지 못하게 막아야 합니다. 단지 관세만이 아니고요, 나이키 신발을 하나 사려고 해도, 각종 외국 브랜드의 수입을 독점하고 있는 필리핀 지도층이 소유하고 있는 가짜 나이키회사를 통해서 (브랜드는 나이키이지만 회사이름은 요상한 필리피노가 60%이상 소유한 판매전문회사) 할인은 커녕 뻥튀기된 가격, 한국에서 사는것과 비교하면 두세배씩 주고 사줘야 합니다. 그나마도 주로 유행 지난 재고 모델들로 얼마에 떼다가 정가+알파에 팔아먹는지 대충 보입니다. 사치품이 아니라 생필품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외국에서 벌어온 돈을 일차로 뜯어 낸 다음에도, 쌀을 수입하던, 양파를 수입하던 필리핀 안에서 돈을 쓰는 모든 경제활동에 합법적, 불법적으로 숟가락을 얹어서 퍼먹습니다. 그런데 누구 하나가 개인적으로 목장을 탈출하고 싶어한다고 하면, 이핑게 저핑게 대면서 최대한 막고 싶은게 당연 한 겁니다. 정말 더이상 핑게를 댈 수 없이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그래 너는 풀어 주마" 하고 보내 주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나머지 필리핀인들 에게는 얼마나 개인 출국이 어려운지 본보기 보여 주려고 한번씩 떠들어 대고요. 이런 관점으로 보면 이해가 잘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