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는 판팡가 라고 해야할지... 어제 마닐라를 떠나 dau에서 내리고 숙소가 있는 sm클락쪽으로 내려가는데....그냥 카오스 그 자체더라고요.... 이미 필리핀 두달 가까이 살고 루존 남부도 여행갔다 왔기에 이제 필리핀에 익숙해질만큼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카오스는 처음 경험했습니다. 아니 차선이 없어요! 분명 4차선인데...차선이 안 보임. 그냥 차들은 대충 이쯤이 선이겠거니 하고 알아서 지나가더라고요. 도중에 횡단보도 이런것도 없어서 당연히 그 4차선도로를 건너야 하는데... 차들이 쌩쌩 지나가는걸 양옆 두리번거리며 조심조심 지나가자니 내가 지금 인도에 있는건지.....베트남에 있는건지..... 마닐라도 참 혼돈이다 싶었는데 위에는 위가 있더군요. 당연하지만 사람 다니는 인도도 정비 하나도 안 되어 있고 개판입니다. 여기저기 전봇대 피하고 가게 간판 피하고 움푹 파인 도로도 지나고 개도 피하고 개똥도 피하고...어마어마한 매연은 덤... 그렇게 햇빛 쨍쨍한 더운 날씨에 땀 뻘뻘 흘리며 무거운 짐 메고 숙소가까이 다 왔는데 이번에는 어린아이들이 우르르 나한테 몰려오더군요. 전 그냥 늘 그렇듯 거지아이가 돈 달라는 건가 보다 했는데 이 놈들중 한명이 갑자기 내 주머니에 손을 쏙 집어넣는 겁니다. 깜짝 놀라서 소리지르며 그 아이를 자기도 모르게 세게 밀쳤어요. 진짜 초딩이후로 애를 그렇게 밀친거 처음이라 저도 제가 한 행동에 놀랐어요. 근데 그 아이는 그런게 익숙한지 태연하더군요 근데 또 이번에는 다른 애가 제 호주머니쪽에 손을 뻗더군요. 이번에도 반사적으로 밀쳐냈죠. 그리고 황급히 애들을 밀어내고 거기를 벗어났습니다....다행히 그 애들이 쫓아오진 않더군요. 나중에 숙소 프론트스탭한테 이 얘기를 하니 그런거 흔한 일이라더군요... 조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필리핀도 촉법은 처벌이 안되는건지... 전 진짜 너무 예상외의 일이라 충격적인 경험이었습니다. 어른도 아니고 아이들이.. 암튼 필고에서 뭐 필리핀 치안 개판이다 어쩌구 해도 마닐라 마카티랑 만달루용에만 있던 저는 사실 전혀 공감이 안 갔는데 이번에 깨달았습니다. 아 그거 다 앙헬레스 얘기였구나...여긴 진짜 조심해야겠구나.. 지금은 좀 익숙해지고 충격도 가셨지만 아이들 몰려있는거 보면 마음이 싸아 해지네요. 그래서 오늘은 무조건 숙소앞부터 그랩 잡아탔습니다. 그랩 되는건 진짜 편하네요..남부는 안되는디.. 허나.....여기 살고 계신 분께 죄송하지만 정말 지금까지 가본 곳중 앙헬레스가 최악의 인상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여기 그냥 코리아타운만이 아닌 앙헬레스 전체가 코리아타운이군요. 한글간판이 뭐 이리 많은지 한국음식점 마트 마사지 ktv....한국사람도 엄청 많네요...워킹조차 한글간판투성이.. 이건 또 다른 충격이었네요..LA코리이타운도 이정도는 아닐 것 같은데... 한국사람이 살긴 진짜로 편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