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계속 은퇴이후 생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어제는 일본의 고급 실버타운에 입주했다가 퇴소한 사람 이야기를 기사에서 읽었는데,재미 없다더군요. 돈잘벌고 성공한 노인네들이랑 같이 취미 생활 예기, 예술 예기도 하고 그럴 줄 알았는데, 다들 자기 자랑 자기 자식 자랑만 서로 하면서 싸우고 생각했던 것 같은 고급스러운 대화같은거 전혀 없더랍니다. 몸만 움직일 수 있으면 사회에 다시 나와서 어떻게든 젊은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사는게 좋답니다. 뛰어난 의료서비스 다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좁은 요양원 자기방에서 하루종일 멍하니 예기할 사람도 없이 오래 살면 좋을게 뭐 있겠습니까? 제 어머님과 이모님들도 제 와이프 보고 아기 데리고 사는 거라고 하시면서도 얼마나 예뻐하고 같이 있으면 서로 끼고 예기하느라 저한테는 관심도 없죠. 나이들어서 가장 필요한것은, 주위에서 눈으로 보기에도, 말로 듣기에도, 상식적으로 생각 해 보기에도, 외로움을 달래주고 같이 어울려 줄 젊은 사람들인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필리핀 만한 곳이 없죠. 일단 영어들도 좀 되고, 기본적으로 어려서부터 2주, 3중 언어를 하다보니 한국어도 더 쉽게 배우는 것 같아요. 필리핀도 점점 애들을 늦게, 적게 낳는 추세고, 언젠가는 한국처럼 바뀌겠지만, 적어도 아직은 애들이 많으니 앞으로 2~30년 뒤까지는 인건비 저렴한 젊은 사람들이 넘쳐 나겠죠. 너무 구두쇠 흉내 그만두고 지금부터 그동네 친척 애기들한테 조금씩 인심을 사 두어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올여름에 와이프 고향 가면 그 동네에서 땅 부자로 유명한 친척인 큰 이모부한테 코코넛 농장 땅 값 좀 물어보라고 해야 겠습니다. 싸게 살 수 있다면 일단 땅을 사놓고 한 5년~10년은 계속 농사 지으시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나중에는 일가 친척들 줄줄이 한국 요양원 대신 필리핀에서 농촌 저택에 모여 살지도 모르죠. 그리고 맛사지들도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꼭 전문가 실력이 아니라도 나이 들면 그저 젊은 사람들이 주물러 주면 좋은 거랍니다. 그냥 맛사지만 할 상주 직원을 두어명 두고 지내도 되지 싶네요. 맛사지도 해주면서 서투른 한국말로 수다도 떨어주고 할 사람들을. 둘째 이모가 바랑가이 총무라니 뭐 나중에 건축허가야 뭐 어떻게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