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들어가면 일주일 후나 면허증이 나오기 때문에 다시 와야 하고, 또 영어나 따갈로그로 된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봐야 한다, 그러니 2500페소만 주면 시험 없이 오늘  면허증이 나오도록 해주겠다"라고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따갈로그로 된 필기 시험 문제집을 보여주더군요. 그런데 제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거짓말 같아서 "웃기지 말아라, 못 믿겠다. 내가 수집한 정보에는 그런 말이 없었다. 설령 일주일 후에 다시 오는 한이 있더라도 그렇게는 못 낸다"라고 했더니 얘네가 표정이 변하면서 그러면 1500페소에 해주겠다고 말을 하더군요. 그 순간 이놈들이 수작을 부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코웃음을 치고 나와서 혼자 LTO로 갔습니다.

그런데 대사관에서 나눠준 접수 설명서가 사라진겁니다. 14번 창구에서 신청서를 내고 8번에서 돈 내고.... 등등의 설명이 있었거든요. 아무리 찾아도 없길래 마지막 사무실을 찾아 갔죠. "대사관에서 나누어 준 매뉴얼 어딨냐? 당장 내놔라. "그랬더니 삐끼한테 가보라는 겁니다. 삐끼를 찾아서 물어보니 마지막 사무실을 같이 가보잡니다. 그랬더니 방금 전에 없다던 놈들이 기분 나쁘게 웃으면서 매뉴얼을 돌려주더군요. 그 순간 얼마나 화가 나던지요.

더 더욱 화가 나는 건 삐끼가 "팁 좀 달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나 지금 기분 안 좋으니까 꺼지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말없이 가더군요.

사실 가지고 간 정보에 어떤 분이 현지인은 당일날 나오고, 외국인은 일주일 걸린다고 해서 더욱 헷갈렸습니다. BIR TIN넘버도 필요하다고 해서, 갖은 준비를 다 해갔는데...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다 필요없더군요.

 

어쨌든 LTO 안에서 대사관에서 나누어 준 매뉴얼대로 순서대로 일을 진행하니 마지막으로 제 이름을 부르면서 운전면허증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앙헬레스로 다시 돌아 올 때도 Cubao 터미널에서 타려고 했는데 마침 트래픽이 시작될 시간이어서 후배의 조언을 따라 Balintawak이라는 1호선 역에서 버스를 탔습니다. 고속도로 진입로가 바로 옆에 있어서 버스들이 많이 서 있거든요. 웃긴 건 3호선과 1호선이 연결이 안 되어 있어서 3호선 끝에서 택시를 타고 2정거장 정도를 간 거죠. 그리고는 옆에 앉은 Tarlac에 산다는 필리핀 아가씨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고생끝에 면허증을 만들고 앙헬레스로 돌와왔습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제가 말이 잘 안 되고 어리숙했으면 필리피노들의 거짓말에 당할 뻔 했다는 거죠.  필리피노들의 생활같은 거짓말과 악어짓에 정말 진력이 납니다. 교민 여러분들도 피해 당하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남깁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