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가는 것이 앞으로 가는 것이다

 

천장지구(天長地久) - <도덕경(道德經)>

 

 

  중국 영화중에 ‘천장지구(天長地久)’란 제목의 영화가 있습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하늘은 길고 땅은 오래다’라는 뜻인데요, 홍콩스타 유덕화와 오청련 주연으로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입니다. ‘천장지구’란 제목은 <도덕경>에 나옵니다. ‘하늘과 땅은 장구하기 때문이다.’ 해석만 가지고 보면 영화의 내용과는 별로 상관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사랑 역시도 억지로 가지려 한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보면 비슷한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늘과 땅은 의지와 목적을 가지고 간섭하는 주체가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만물이 스스로 자랄 수 잇도록 도와주는 주체일 뿐입니다. 억지로 살려고 하지 않기에 천지는 가장 오랫동안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늘은 억지로 만물을 키우고 그 키운 공에 대하여 과시하지 않습니다. 그런 불간섭의 원리가 하늘과 땅이 장구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인간세계의 리더 역시 그런 천지(天地)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인위적인 강요를 하지 않는 ‘무위(無爲)’의 리더십을 통해 백성들이 스스로 그렇게 되도록 만들라는 것입니다. 노자는 뒤이어 이렇게 말합니다. ‘한 발짝 뒤로 물러서라. 그러면 오히려 앞에 서게 될 것이다(後其身而身先). 한 발짝 밖으로 비켜서라. 그러면 오히려 안에 있게 될 것이다(外其身而身存).’ 내가 남보다 낫고 그들을 다스린다는 생각을 가지고 억지로 지도하려 할 때 오히려 그 자리를 보존하지 못하게 된다는 역설적인 철학입니다. 억지로 간섭하지 않기에 오히려 장구 할 수 있고, 군림하려 하지 않기에 위에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天 長 地 久, 其 不 自 生, 故 能 長 生

천   장   지   구 ,   기   부   자   생 ,   고   능   장   생

 

하늘과 땅은 장구하다.

스스로 살려고 하지 않기에 오히려 장생할 수 있는 것이다.

 

  섬김의 리더십이 절실한 때입니다. 군림하고, 강압하고, 강제하는 것보다 모시고 받드는 섬김의 리더십이 결국 장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바로 노자의 ‘천장지구’입니다.

 

섬기는 사람이 오래 삽니다.

 

天  長  地  久

하늘 천    길 장    땅 지    오랠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