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AP=연합뉴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 문제에 대해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아키노 대통령은 이날 AP와 인터뷰에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 논란에 대해 최종 결정을 하는 것이라면서 "내가 지켜보고 있는 동안은 안된다"고 말했다.

20여년의 독재 끝에 하와이로 망명했던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89년 망명지에서 죽음을 맞았으며 그의 시신은 1993년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 가족들은 시신을 국립묘지에 안장해야 한다며 매장을 거부해왔고, 최근 필리핀 정부가 국립묘지 안장 문제에 대해 공식 검토에 나서면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아키노 대통령은 앞서 부통령이 마르코스 전 대통령을 군장(軍葬)의 예를 갖춰 그의 고향인 필리핀 북부 일로코스 노르테주에 안장하자고 제안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는데 이날 이같은 제안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키노 대통령은 마르코스에 대한 군장 허용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마르코스의 유해가 돌아온 뒤 군장이 이미 치러졌다는 견해도 있어 검증 중이라며 이렇게 결론이 날 경우 남은 일은 고향 일로코스 노르테에 안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르코스 전 대통령 시신 안장이 "상황을 종결짓기보다는 (과거의) 고통과 분노, 정의에 대한 갈증을 모두 되살릴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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