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이 있어야 윤리 도덕이 나온다

 

항산항심(恒産恒心) - <맹자(孟子)>

 

 

  <맹자>에 보면 정치의 요체는 민생과 도덕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백성들의 배를 채우고 그들의 마음을 바로잡아 도덕이 바로 서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정치라는 겁니다. 그런데 민생과 도덕 중에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백성들의 배를 먼저 채우는 일이라고 합니다. 백성들의 배를 채우는 것을 항산(恒産)이라 하고 백성들이 도덕을 실천하는 것을 항심(恒心)이라고 맹자는 정의하고 있습니다. 맹자는 백성들을 사(士)와 민(民), 즉 선비와 일반 백성 두 부류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士)는 물질적 보상 없이도 도덕성을 유지할 수 있는 부류입니다. 민(民)은 물질적 보상 없이는 도덕성을 기대하기 힘든 부류입니다. 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물질적 토대인 항산(恒産)없이도 도덕적 항심(恒心)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선비(士)만이 가능하다. 백성들은 물질적 보상이 없다면 항심(恒心), 즉 도덕심도 없다.’ 맹자는 나아가 물질적 보상 없이 그들에게 충성과 도덕을 요구하고, 그 충성심을 보여주지 않는 사람을 처벌하는 지도자는 그물을 쳐서 백성들이 그 속에 들어가게 만드는 최악의 지도자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백성들이 먹고사는 것이야말로 왕도정치의 시작이며, 민본정치의 요체라는 것입니다. 윤리와 도덕은 사람들이 가져야 할 중요한 요소이지만 민생의 안정 없이 도덕과 윤리를 강조한다면 백성들은 쉽게 따르지 않을 것이란 의미죠.

 

無 恒 産, 無 恒 心

무   항   산,   무   항   심

 

항상 하는 직업이 없으면 항상 하는 마음도 없게 된다.

 

  배가 부르고 등이 따뜻해야 비로소 윤리와 도덕이 생긴다고 합니다. 항산, 즉 민생이 먼저고 항심, 의무와 규칙은 그 다음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먹고사는 것이 불안정하더라도 변치 않고 도덕과 윤리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일정한 물질적 토대 없이 윤리만 강요하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항산(恒産)없이 항심(恒心)을 기대하지 마라! 맹자의 엄중한 경고입니다.

 

항산 없이 항심을 가지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진정 군자입니다.

 

無   恒   産   無   恒   心

 없을     항상 항    낳을 산    없을 무    항상 항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