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종신지우(終身之憂) - <맹자(孟子)>

 

 

  군자는 유교에서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사람의 모습입니다. 공자는 군자의 의무를 강조하면서 이웃과 타인을 위한 희생의 덕목을 군자의 개념 속에 삽입하였습니다. 공자가 그토록 갈망했던 군자의 이웃사랑 덕목은 ‘우환(憂患)의식’입니다. 우환의식, 이웃과 사회를 걱정하며 내가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의식입니다. 이 말은 그 후 동양 역사를 통하여 2천 년 이상 지도자들의 사명감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우(禹)임금이 치수사업을 벌이며 7년 동안 세 번이나 자신의 집 앞을 지나면서 한 번도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오랜 세월을 두고 잊어서는 안 될 공직자의 자세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조직의 리더가 숙명처럼 가지고 가야 하는 이 우환의식에 대하여 공자보다 130여 년 뒤의 맹자는 종신지우(終身之憂)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종신지우, 그러니까 내 몸 다할 때까지 종신토록 잊지 말아야 할 숙명 같은 지도자의 근심입니다. 그 근심은 개인의 근심이 아니라 지도자로서 백성들을 위해 봉사하고 혼신을 다하는 근심입니다. 맹자는 종신지우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일조지환(一朝之患)을 말합니다. 아침나절 정도 짧은 시간 동안 가슴 속에 맺혔다가 사라지는 근심거리 말입니다. 돈과 명예, 지위는 아침나절에 파도처럼 밀려왔다 사라지는 근심으로 지도자가 평생 가지고 갈 우환은 안 된다는 겁니다. 맹자는 이렇게 결론을 맺습니다. ‘군자는 종신지우를 가지고 살지언정 일조지환을 가지고 살아가서는 안 된다.’ 평생 이웃과 함께 고민하는 우환의식이 군자의 덕목이며, 내 안위와 출세만 생각하는 일조지환은 소인의 근심이라는 것입니다.

 

君子有終身之憂, 無一朝之患

군  자  유  종  신  지  우,  무  일  조  지  환

 

군자는 종신토록 세상을 걱정하나,

하루아침에 왔다가 사라지는 개인의 걱정은 없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려면 절대로 리더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내 직원과 주변사람들을 위하여 평생을 멍에처럼 지고 가야 할 종신의 근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진정 아름다운 군자의 칭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종신토록 고민하며 살고 있습니까?

 

終  身  之  憂

마칠 종   몸 신   갈 지   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