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안이 급하니 빨리 이야기하겠습니다. 

지금 비행기표 예약을 해둔 상태고 내일 오전 9시전까지는 확실히 입금이 되어야 하는데, 
이 판에 여자친구때문와 의견이 잘 맞지 않아서일이 생기는 바람에 필리핀을 가야할지 다시 생각해봐야할 지경까지 왔어요. 

저는 작년 12월에 학교에서 보내주는 어학연수 4개월을 마치고 왔습니다.
그동안 정말 이쁜 필리핀 여자친구를 사귀었고, 이 여자친구를 잊지 못해서 아직도 연락을 주고 받으며,
지금까지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저는 다시 필리핀에 여자친구를 보러 가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8월이 되어 학생으로서 여유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처지는 지방 국립대를 다니는 일반 대학생이라 형편이 매우 어렵답니다.
50만원이지만 장학금도 나왔고 좀 보태서 정말 꼭 얼굴이라고 보자고 생각하고 플랜을 짯는데,
아니 여자친구가 기념품이야기를 하네요.

물론 기념품 사가려고 했습니다. 작은 것들 얼마든지 많지 않습니까.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도 물론 다 사가려고 했지요. 
비록 3박4일의 짧은 시기이지만, 여행경비도 마련했죠. 150만원 정도를 이미 준비했답니다.

여자친구는 외국인이 필리피노 집에 찾아올 때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그 나라 관습이라면서, 
기념품의 예를 드는데, 이 기념품이 기념품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자기 브라더에게는 신발, 엄마에게는 가방, 뭐 이런 예를 들면서 기념품을 사오라는 겁니다.
자기는 필요 없어도 가족들 것은 사와야 한답니다. 
가족들 것을 그렇게 해서 사면 8명이구요. 

자기 사촌들까지 포함해서 선물을 사야 될 것 같은데, 그럼 10명이 넘어가는데, 
제가 학생이고, 돈이 없어서 억지로 가는 것도 충분히 장문의 글로써 전달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방금 전에 사실 그런 선물을 줄 수 있는 형편은 안 된다고 이야길하고, 
만약 이런 내 모습이 니 나라 관습에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면, 
충분한 돈이 생기기 전까지 비행기를 연기시키겠다는 뜻을 밝혔고, 
연기가 되면 이 후에 언제 필리핀을 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말을 했는데요. 

여기에 대한 답이 저를 완전히 미치게 만들었습니다.
It's up to you. 라네요? 
와도 되고 안 와도 아쉬울 것 없다는 말입니까?
항상 저보고 사랑한다고 7개월여를 빠짐없이 이메일하고 그랬는데, 
도대체 이게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싼 걸로 준비하라는데, 그러면서도 신발이랑 가방을 좋은 기념품의 예로 드는 것은 굽히지 않네요.
아무리 싸도 10인분 준비하면 그 돈은 학생인 제가 감히 감당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닌데요.
정말 참담합니다.

집 형편이 어려워 대학 등록금 180만원 나오는 것에 벌벌 떠는데, 
지금 이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 그 정도의 돈을 더 쓸 정도로 사랑하는데, 
중요한 것은 이 여자친구가 저를 정말 사랑하긴 하는지 싶다는 거예요. 
얼굴이 이쁠뿐만 아니라 평소에 정말 사려깊고 여러모로 이해도 다 잘 해주는 친군데, 
제가 어떤 형편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는 여자친구이고 시시콜콜 설명까지 다 해주었는데요.

제 여자친구의 평소 성격이었다면, 분명 저에게서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주려고 해야 옳을 텐데, 
이미 거기까지 가는 것 자체가 너무도 힘든 일임을 알면서 이렇게 말을 하니, 
정말... 뭐가 뭔지 이해가 안 가는군요. 

저와는 5살 차이가 나고 저는 이십대 후반입니다.
이 친구 저보다 어립니다. 20살이예요.
너무 급합니다. 꼭 답을 주세요.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