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가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 유럽계 은행의 등급 강등 가능성 등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이번 주 글로벌 경제는 미국의 `성장세 약화` 우려가 진정되는 대신, 유럽의 `신용 악화`가 금융시장을 다시 짓누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그리스의 디폴트 발생 가능성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지난 9일 금융시장에서 "그리스 재정상태가 주말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이번 주에는 그리스 재정개선 이행여부를 점검하다가 중단한 트로이카가 복귀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등 트로이카 실무자들은 그리스가 당초 약속한 이행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으로 결론지을 가능성이 높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수석통화스트래티지스트는 "투자자들이 이미 그리스 국채에 대해 50%를 손실로 반영하고 있다"며 "그리스가 질서있는 디플트에 들어가느냐, 혼란스러운 디폴트에 들어가느냐만 남았다"고 말했다.

유럽계 은행들의 파산 우려도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무디스가 프랑스 은행에 대한 등급 강등이 이런 우려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 통신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프랑스의 BNP 파리바, 소시에테 제네랄, 크레디 아그리콜 등 프랑스 3대 은행에 대해 이르면 이번 주에 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이라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등급 강등이 현실화 하면 프랑스 은행 뿐 아니라 유럽계 은행 전체로 주가 급락과 신용 경색 조짐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유럽은 지난 7월21일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확충하기 위해 각국 의회 승인을 얻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특히 독일이 이 과정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이 흔들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대신 미국은 지난주 무역적자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든데 이어 소비심리와 지역 경기가 다소 살아나면서, 성장 둔화 우려가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9일(현지 시각) 무역 통계와 소비자지출 지표를 바탕으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에서 2%로 상향하기도 했다.

이번주에는 물가 관련 지표와 소매판매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또 뉴욕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엠파이어 스테이트지 지수, 필라델피아 지역 경기를 보여주는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 등이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뉴욕,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가 급락하면서 미국 경제의 더블딥 우려를 고조시켰던 점을 감안하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X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