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해외 이주)가 크게 줄면서 통계가 작성된 지 반세기 만에 연 1000명 이하로 떨어졌다. 외국에 살던 한국인들의 `역귀국`도 급증하는 추세다.

10일 외교통상부가 내놓은 `2011년 외교백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이주를 신고한 국민 수는 899명이었다. 전년 1153명에 비해 22%나 급감했다.

지난해 이민자 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정부가 1962년부터 이민자 수에 대한 통계치를 내놓은 이후 이민자가 1000명 아래로 떨어진 것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민자 수는 1976년 4만6533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줄고 있다. 특히 2003년엔 이민자 수가 9509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이민자 1만명 시대`가 깨졌다. 이후 이민자 수는 2005년 8277명, 2006년 5177명, 2007년 4127명, 2008년 2293명, 2009년 1153명으로 매년 1000명 이상씩 줄었다.

이민자들의 `코리아 복귀(유턴)` 현상도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에 따르면 재외동포의 영주귀국자 수는 2003년 2962명에서 7년 뒤인 지난해에는 4199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영주귀국은 해외 이민을 신청해 모든 이주수속을 마치고 출국해 이민국(외국)에서 거주하는 거주여권 소지자가 다시 한국으로 생활근거지를 옮기는 것을 뜻한다.

외교부는 `코리아 엑소더스(Korea Exodus)`가 줄고 `코리아 유턴`이 늘고 있는 이유로 경제적으로 한국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을 우선 꼽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에 진입한 데다 각종 국제행사 등으로 한국에 대한 국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 국민의 이민 욕구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이민을 떠난 국민이 오히려 높아진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바라보면서 한국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의 다른 관계자는 "최근 미국 등 글로벌 경제상황이 예전처럼 좋지 않기 때문에 외국에서의 성공을 꿈꾸고 한국을 떠나는 이민자가 줄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면서 "경제 분야에서 큰 성장을 이룬 한국에서도 충분히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 이민자의 한국 복귀도 증가시키고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홍종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