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7 (목) 한국인 선장 김규열, 필리핀서 억울한 옥살이 2년 만에 보석 <br>

 - 사연을 처음 알린 교민 구정서 씨

 

 

 

☎ 손석희 / 진행 :

뉴스포커스를 진행하겠습니다.

필리핀의 한 교도소에서 2년 동안 억울하게 수감됐던 한국인 선장 김규열씨가

석방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죠.

2009년에 김규열 선장은 느닷없이 현지 경찰에 의해서 마약범으로 몰려서

옥살이를 해야 했는데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상태에서 수감된 지 1년 가까이 되도록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12월에는 한국인 조광현씨가 살인누명을 쓰고 5년 동안 형을 살다가

석방된 일도 있었는데 자국민을 보호해야 할 현지 대사관, 또 외교부가

초기에 전혀 대응을 하지 못해서 더 이런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 문제제기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교민 구정서씨를 연결할 텐데요.

구정서씨는 조광현씨의 석방을 도운 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늘 얘기 나누려고 하는 내용, 즉 김규열 선장의 억울한 상황을

처음 알린 분이기도 합니다. 연결하겠습니다. 여보세요!

 

 

☎ 구정서 :

네, 여보세요.

 

 

☎ 손석희 / 진행 :

마닐라에 계신 분이신가요?

 

 

☎ 구정서 :

안녕하세요. 저 구정서라고 합니다. 영광입니다. 손석희 선생님.

 

 

☎ 손석희 / 진행 :

예, 예. 필리핀 마닐라에 계신 거죠?

 

 

☎ 구정서 :

네, 지금 현재 필리핀 마닐라에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예, 예. 반갑습니다.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김규열 선장의 보석이 지금 결정이 된 건가요?

 

 

☎ 구정서 :

예, 지금 보석이 허가를 받았습니다.

보석금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한 520만 원 정도 되는데 처음에는 40만 페소라고 한 1100만 원 정도 됐는데 보석을 필리핀에는 할인해주는 제도가 있어요.

그래서 할인을 좀 해달라고 서류를 제출했더니 20만 페소로 지금 할인을 받았고 금액은 지금

필리핀남부한인회와 개인적으로 15일부터 인터넷모금을 해서 지금 돈을 모으고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어느 정도나 지금 모으셨습니까?

 

 

☎ 구정서 :

지금 모인 금액은 약 한 250만 원 정도 가량 모였고 270만 원 정도가 모자란 상태인데

약 65%가 지금 모자란 상태입니다. 이번 주 내로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 손석희 / 진행 :

김규열 선장은 돈이 모아지는 대로 보석석방 될 것 같은데 그렇다면 재판은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겠네요?

 

 

☎ 구정서 :

예, 지금 보석으로 일단 나올 수 있는 상황이고 몸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마약범으로 몰렸다고 하는데 김규열 선장은 뭐라고 얘기합니까?

 

 

☎ 구정서 :

김규열 선장은 굉장히 억울해하고 있고 15일 재판 후에 사람들이 전부다 가고

저하고 둘이 남았었는데 그러더니 갑자기 저한테 무릎을 꿇으시면서 펑펑 우셨어요.

보석이 허가가 되고 나서 너무 너무 감사하다고.

그리고 김규열 선장의 몸 상태가 굉장히 안 좋으십니다.

혈압이 얼마 전까지 240까지 올라갔고 비타민B가 부족해서 손발이 너무 퉁퉁 부어 있고

처음 잡혔을 때 구타를 많이 당해서 귀에 고름이 현재까지 나와 있고

그리고 지금 초창기에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서 이빨을 못 닦았어요.

이를 못 닦아서 생니가 처음에 3개가 빠졌는데 그 뒤로 제가 이렇게 돕게 됐는데

지금 현재 3개가 더 빠져서 생니가 6개 빠졌습니다.

그걸 생각하면 김 선장님이 정말 치가 떨린다고 그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손석희 / 진행 :

이 필리핀 교도소는 칫솔, 치약, 잠자리, 의약품, 전부 다 돈을 주고 사야 한다면서요?

 

 

☎ 구정서 :

예, 전혀 제공되는 것들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심지어 잠자리조차도 제공이 안 되고 지금 현재 김규열 선장도

박스를 사서 맨바닥에 이렇게 주무시고 계세요.

그래서 심지어는 물조차도 돈을 주고 사먹어야 되고 샤워도 돈을 주고 해야 됩니다.

바깥세상이랑 똑같습니다. 거기는 돈 없으면 정말로 지옥이에요.

 

 

☎ 손석희 / 진행 :

2009년 몇 월에 김규열 선장이 체포된 겁니까?

 

 

☎ 구정서 :

2009년 12월 13일인가 그때 체포됐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리고 구정서씨를 만난 게 언제 인가요?

 

 

☎ 구정서 :

저를 만난 게 김 선장님이 말씀하시길 9.29라고 하던데 2010년도 9월 29일입니다.

김 선장님은 배를 25년 간 타서 버릇이 일기를 매일 쓰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래서 적어놨다고 하더라고요. 자기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그런 일이이라고 그렇게

저한테 얼마 전에 말씀하시더라고요.

 

 

☎ 손석희 / 진행 :

2010년 9월 29일에 우리 구정서씨를 만난 것이 가장 기쁜 일이었다,

거의 1년 동안 그러면 아무도 김규열씨의 존재에 대해서 몰랐던 겁니까?

 

 

☎ 구정서 :

물론 대사관에서는 알았겠죠. 면회를 2009년 2월 달에 그때 초창기에 처음 면회 갔다

오셨다고 들었는데 필리핀 감옥환경은 정말로 지옥이에요.

조광현씨가 5년 동안 복역하면서 16명이나 죽어나갔습니다.

거기에서. 그리고 며칠 전에 제가 김 선장님 면회 갔더니 또 한 명이 죽었다고 하더라고요.

한 죄수가 옥상 올라갔더니 그냥 교도관들이 총으로 쏴 죽여 버렸답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게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 구정서 :

그러니까요,

김 선장이 또 말씀하시길 심지어 얼마 전에 김 선장님도 너무 힘들고 그래서

자살사건이 있었어요. 자살하려고. 김 선장님이 우스개로 뭐 하러 머리 아프고 배 아프게

약을 30알을 넘게 먹었는지 옥상에 올라가버리면 그때 바로 죽었는데 하는 그런 말씀도 하셨어요. 교도소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제공 안 돼서 그렇게 고생 많이 하셨고 이빨도 6개나 빠지고 음식도 정말로 동물도 먹지도 못하는 그런 음식이 하루에 두 끼가 제공됩니다.

거기는 정말로 아파도 약조차도 지급 안 돼서 조광현씨가 5년 동안 16명이나 죽었고

그래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그런 무서운 교도소입니다. 심각한...

 

 

☎ 손석희 / 진행 :

김규열 선장의 존재는 조광현씨가 알려주셨다면서요?

 

 

☎ 구정서 :

예, 제가 조광현씨를 돕다가 거의 조광현씨가 2010년도 10월 15일 날 제가 보석으로

풀려났는데 제가 거의 마지막 면회를 갔을 때 제가 조광현씨한테 물어봤어요. ‘광현씨

혹시 여기 한국사람 없죠?’ 라고 하니까 ‘한국사람 있어요’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말씀을 해주셔야지 왜 이런 걸 말씀 안 하시냐고, 그러면 부르라고

제가 음식을 항상, 음식을 넉넉하게 준비해서 가거든요 면회 갈 때.

그러면 한국 사람 같이 음식이라도 먹자고. 그래서 김 선장님 그때 식사를 처음 하고

어떻게 잡히셨어요.

물으니까 그렇게 해서 억울하게 잡혔다 라고 말씀하셔서 그때 알게 됐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조광현씨는 지금 여전히 필리핀에 계십니까? 아니면 귀국을 하셨습니까?

 

 

☎ 구정서 :

예, 한국에 들어갔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조광현씨는 5년 동안 거기서 살인죄로 누명쓰고 복역을 했었다면서요.

그러다가 이제 석방이 된 건데

 

 

☎ 구정서 :

네.

 

 

☎ 손석희 / 진행 :

그러면 대사관에서 했던 건 뭡니까? 수감된 지, 김규열 선장이 수감된 지 1년 만에

거의 1년 만에 구정서씨를 만났는데 그 1년 동안에는 대사관에서 김규열 선장의 존재를 알았다고 하는데요. 어떤 도움이 있었습니까?

 

 

☎ 구정서 :

김 선장님 말씀으로는 아무런 도움을 못 받았다고 말씀하셨고

물질적으로 도움 받은 건 라면, 매년마다 정기면회가 옵니다.

설 때 추석 때 그때마다 라면 한 박스랑 치약, 칫솔, 그 다음에 비누 이렇게 제공이 됩니다.

그것 말고는 전혀 도움을 못 받았다고 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게 김규열 선장의 얘긴가요?

 

 

☎ 구정서 :

네, 네. 조광현씨도 똑같고요.

 

 

☎ 손석희 / 진행 :

그러면 재판에 어떤 도움을 준다든가 이런 건 없습니까?

 

 

☎ 구정서 :

매스컴 다른 언론에서는 대사관에서 말씀할 때 신속하고 정확한 재판을 요구했다고

이렇게 말을 하는데 김 선장님 같은 경우에는 초창기에 잡혔을 때 14개월, 1년 2개월 동안

재판을 두 번 받았습니다.

두 번 받았는데 어떻게 신속한 재판이 될 수가 있고 그리고 재판 내용이 10분 안에 끝났습니다.

재판 내용이. 그래서 전혀 그런 도움도 못 받았고 가장 중요한 게

통역인데 외국에서는 말이 안 통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심지어 조광현씨 같은 경우는 통역이 제공되지 않아서 1년 동안이나 재판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때 당시에 재판이 계속 미뤄지니까 판사가 하도 답답해서

대사관이랑 한인회랑 상공회의소에 직접 전화를 걸어서 통역이 없으니 재판이 진행이

안 되니 통역을 지원해달라고 했는데도 아무런 소식이 없고 이걸 들은

필리핀 교민 분들이, 영어 잘하시는 교민 분들이 내가 통역을 할 테니 그러면

대사관에서 인정해달라고 했는데 그런 판례가 없다고 해서 그게 취소됐어요.

그러고 나서 그게 더 소문이 퍼져서 필리핀 교민들이 대사관 가서 난리피우니까

그제서야 겨우 통역을 인정해줘서 그 이후로 통역해줬는데 김 선장님은 2년 동안 통역지원을

한 번도 못 받았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이분이 나오면 한번 저희가 또 얘기를 한번 들어봐야 되겠군요.

김규열 선장께서 곧 나오시리라 믿습니다만 가족들 연락은 됐습니까?

 

 

☎ 구정서 :

김 선장님이 25년 동안 배를 타다 보니까 김 선장님이 가장 땅 치면서 후회하시는 게

이혼도 하셨고 가족이 없습니다.

외국배를 오래 타다 보니까 25년 동안 바깥 생활, 외국 생활만 하다 보니까 주위 지인들이나

가족 분들한테 소홀했나 봐요. 그래서 좀 그런 부분에 대해선 정말로 땅을 치시면서 지금 후회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연락을 못해봤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추이를 좀 더 보면서 저희들도 궁금한 것이 있으면 다시 또 구정서씨든 아니면 나중에 나오시게 될 김규열 선장이든 연결해서 얘길 듣겠습니다. 조광현씨가 석방되신 후에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의 실태에 대해서 쓰신 글이 있더군요.

 

 

☎ 구정서 :

예.

 

 

☎ 손석희 / 진행 :

말씀하신 대로 대사관은 1년에 두 번, 설 때와 추석 때 면회를 하고 라면 한 박스만

내려놓은 채 귀찮다는 듯 길면 10분 정도 면담하면서 애로사항을 말하면

수첩에 메모를 하는데 바뀌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라면도 끓여먹을 수가 없어서 생라면을 먹었다고 하고요.

그리고 통역을 요청하면 자원봉사자들이 대신 통역하겠다고 나서면 담당영사가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한 것도 모자라서 교도소까지 찾아와서 자원봉사단이

대사관을 찾아와서 왜 난리를 피우느냐 라고 자신을 나무라기까지 했다.

어느 나라 대사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필리핀 대사관 쪽도 저희가 한 번 확인차라도 연락을 한 번 드려보겠습니다.

이런 사안에 대해서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는지요.

자, 필리핀 현지에서 교민이신 구정서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구정서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