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필리핀이 '세계 최대의 콜센터'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미국의 식민지이자 많은 젊은이들이 가벼운 액센트의 영어를 사용하는 필리핀이 그동안 미국 기업들의 콜센터 기지였던 인도를 대신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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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인구의 10분의 1에 불과한 필리핀은 올해 콜센터 노동자 숫자가 40만명에 이르러 35만명의 인도를 앞질렀다. 최근 미국 기업인 에이티앤티(AT&T)와 제이피(JP)모건체이스, 익스피디어가 필리핀에 콜센터를 계약하거나 설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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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의 콜센터 노동자 임금은 월 300달러로 인도(250달러)보다 비싸다. 그럼에도 필리핀이 콜센터 대국이 된 것은 언어의 영향이 크다. 두 나라가 모두 영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하지만, 필리핀 사람들은 1학년부터 미국식 영어를 배우고, 햄버거를 먹으며, 미국프로농구(NBA)와 시트콤 <프렌즈>를 본다. 반면 인도인들은 보통 영국식 영어를 쓰고, 어떤 때는 익숙하지 않은 숙어까지 쓴다. 이를테면 '추적하겠다'는 뜻으로 인도인들은 '팔로 업 온'(follow up on) 대신 '리버트 온 더 세임'(revert on the same)을 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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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은 또 인도보다 교통, 전기 등 기반시설이 더 낫기 때문에 인도에서처럼 외국 회사들이 통근버스나 발전기를 직접 마련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미국 기업엔 매력적이다. 필리핀의 문화를 장점으로 꼽는 이도 있다. 인도 뭄바이에 본부를 두고 마닐라에서 1만3000명의 필리핀인을 콜센터 노동자로 고용한 이지스 글로벌의 경영자인 아파룹 센굽타는 "필리핀은 동양의 주의 깊은 환대와 보살핌, 공감의 태도가 미국 문화와 독특하게 섞여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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