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과 베트남 · 필리핀 등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일부 국가 간에 벌어지고 있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유럽연합(EU)도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미국 에 이어 유럽연합까지 개입하면서 이 문제를 둘러싼 중국의 고립이 더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 등은 필리핀 언론을 인용, "남중국해와 지리적으로 먼 유럽연합이 균형자를 자처하며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 [조선일보]

유럽연합 대외행동기구 동남아시아국의 필리페 반 아메리스포르트(Amersafoort) 부국장은 지난 23일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 국면의 발전에 따라 유럽연합이 균형자 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토 분쟁은 국제법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하며 남중국해 문제가 더 이상 격화되지 않아야 한다"면서 "유럽연합 입장에서는 도전일 수 있지만 기꺼이 중재자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 측의 이 같은 언급은 남중국해 문제는 외부세력이 개입해서는 안 되며 분쟁 당사국 간 협상에 의해 해결돼야 한다는 중국 측 주장과 배치된다. 서륙망(西陸網) 등 중국 인터넷 언론은 "경제 위기에 처한 미국과 유럽이 연합해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라며 거칠게 반발했다.

한편, 응우옌 베트남 총리는 지난 26일 베트남 국회에서 "중국이 1956년 군대를 보내 무력으로 황사군도(시사군도의 베트남 명칭)를 점령했다"며 반환을 공식 요구했다. 베트남이 중국의 시사군도 무력 점령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외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