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중학교가 집단적인 학교폭력 실태를 알게 된 것은 지난해 11월 4일. 매달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학교폭력 설문조사에서였다. 학생 9명이 상급생들의 지속적인 폭행과 금품 갈취 사실을 적어냈다. 이어 2학년 학생 15명이 직접 교사들을 찾아가 일부 3학년 학생의 '악습'을 알렸다. 교사들은 불안에 떠는 학생들과 짜장면을 함께 먹으며 진정시켰다.

 

이틀에 걸친 조사 끝에 교사들은 같은 달 7일 가해 학생들에게 '접촉금지명령서'를 전달했다. 곧바로 피해 학생의 학부모를 불러 상황을 설명한 뒤 가해 학생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가해 학생들은 일부 사실을 인정했지만 빼앗은 돈의 액수나 폭행 수위에서는 차이가 컸다.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체벌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결국 학교 측은 여주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열렸다. 또 가해 학생들에게 즉각 등교정지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학교 측은 불안과 공포에 떠는 피해 학생들을 위해 두 달 가까이 심리치료를 실시했다. 전문 상담사와 의료진이 투입됐다. 연극치료도 이뤄졌다. 모든 프로그램에는 교사들이 동참했다. 진행 상황은 모두 학부모들에게 공개했다. 가해·피해 학생 학부모를 따로 불러 상황을 설명한 11 29일에는 양측 학부모와 학생, 교사 80 명이 4시간 동안 '조정 모임' 가졌다. 한때 양측 학부모가 거세게 충돌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4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객관적인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헤어졌다. 학교 관계자는 "가해 학생도, 피해 학생도 제자이기 때문에 미안하고 죄스러울 따름"이라며 "비록 학교폭력을 막지는 못했지만 피해를 막고 악순환을 끊기 위해 어쩔 없어 수사를 요청했다" 말했다.

 

○ 죄책감 없는 학생들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난 A중학교의 학교폭력은 조직폭력배의 행태를 닮아 있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가해 학생 22명은 3학년 재학생과 졸업생(2명)이다. 상당수는 특수절도, 공갈, 무면허 운전 등으로 형사 처벌과 학교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이른바 '문제 학생'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간 같은 학교 1, 2학년 학생 43명에게서 61차례에 걸쳐 총 260만 원가량의 돈을 빼앗고 학교 인근 야산 등지에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하급생 한 명에게 "돈을 모아 오라"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지목된 학생은 동급생 여러 명에게서 돈을 거둬 5만∼30만 원씩 상납했다. 특히 이른바 '학교짱'으로 알려진 김모 군(15)은 학교폭력 사실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해 11월 8일 후배 남학생 7명을 상대로 7차례에 걸쳐 자위행위를 시키는 등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군 등 6명은 지난해 11월 초 가해 학생 1명의 집과 모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가출한 13세 여중생 2명에게 술을 먹이고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김 군 등 4명에 대해 폭력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제가 아침에 이 기사를 읽으며, 환호성을 지른 이유는 현재의 시스템만으로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는 것에 확신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시스템,교권의 한계등의 이유로 더이상의 선의의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