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사준다는 어느 열혈 애독자 님에게 감사드리면서 12^^
그렇게 위기의 순간을 넘기고, 그녀의 집으로 가서 10 일 정도를 머물렀는데, 그동안 참 웃기지도 않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집앞으로 2차선 도로가 지나가는데, 마땅히 운동할곳이 없었던 내가, 그 다음날 오후 3시 쯤인가 마라톤 복장으로 갈아입고 막 운동을 시작하려는데, 그녀의 언니 둘이 무슨 동물원 원숭이 보듯 구경하더니.. 나에게 묻는 겁니다. "What are u doing now? "i am going to take a exercise" -_-; "what?" "exercise, marathon" ^^;;;; "With that costume??" "why?" (-_-) "Can U??" "sure" (^_^) "Go ahead Ah ha ha ha ha ha ha~~~~~~~~~~~~~~~~~~~~~~~~~~~~~~~~~~~~~~~~~~~~~~~~~~~~~"
된장...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주 당연시 되고 있는 마라톤의 생활화가 이 촌구석 중의 촌구석 민다나오 산프란즈 에서는 텔레비젼속의 진기명기에 버금가는 ... 울트라 쇼킹 버라이어티 쇼 였던 것이었습니다... _(__)_ 아무튼, 이미 놀림 받은거 할건 마주 하자며 용감하게 도로변을 패러디 포레스트 검프 영화 찍듯이 달렸습니다.. 아..근데 이넘의 도로 옆 비포장 여유 갓길이 상태가 너무 안 좋구, 또 수많은 똥카들이 싸질러 놓는 시커먼 매연에 운동효과 보다는, 페가 썩어 문드러질것이 틀림 없습니다..에휴.. 중간에 회군하여 그녀 집에 돌아갔더니.. ..헉 군중이 늘어씀당... 그녀 언니 둘로는 부족했는지 학교에서 돌아온 두 남동생까지 아주... 배 꼽을 잡고 웃습니다...크 헉 그날 밤에 학교에서 돌아온 그녀까지 합세해서 , 아주 날 떡실신 시키더군요..
. 그녀의 큰언니가, 6 년전에 나이 지긋한 아메리칸( 결혼할 당시 이놈 나이가 42 인가..그랬었고, 다 큰 자식놈도 있었죠. 이 큰언니 나이는 그당시 겨우 19살에 숫처녀였었다는군요) 하고 결혼을 했었답니다. 그런데 이 싸가지 없는 놈이 , 나이값도 못하고 3년전인가... 이 언니가 임신을 하게 되자, 집에 있던 조낸 못생긴 가정부하고 바람이 나서, 도망갔다고 합니다... 헐
그녀 아부지의 직업이 테일러인데, 언제나 자신의 가게를 가지는 것이 소원이었던 모양인데, 그녀의 언니 남편이었던, 어메리칸도, 그리고.. 그녀의 전 남자친구였던 닥터놈도, 말로는 금방 그 가게를 차려줄것처럼 얘기를 해놓고는 결국은 아무도 실행을 안 해서,이 아버지를 실망시켰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참으로 안타깝고 민망하더군요. 같은 외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여기서 무슨 얘기를 떠벌려봐야, 말짱 공염불로 들릴수밖에 없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그녀에게 물어 봅니다. 테일러샵 오픈하는데 예산이 얼마나 들어가냐고.... 그녀는 잘 몰릅니다. 그녀 큰 언니한테 물어보더니, 사실 그녀 아버지는 이제 테일러 샵에 대한 꿈을 거의 포기한 상태랍니다. 대신... 집앞(너른마당) 을 이용하여, 쌀과 가축사료를 취급하는 장사를 해보고 싶답니다. 예산은 대략 40만페소 (1000만원 남짓) 정도랍니다.
측은지심도 있었고, 내심 하루 빨리 결혼을 해서 넘들이 채가지 못하게 하고 싶기도 하고 나 나름대로 구상했던 조그마한 장사나 농사를 시작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결혼을 서둘렀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대학교 교칙상 재학중에 결혼불가 하다고 합니다. 속으로 먼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워낙 카톨릭에 미쳐있는 필리핀이니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 봅니다.
그 당시에는, 돈에 조금 여유도 있었고, 또 일단 내쪽에서 먼저 성의를 보이면 그쪽에서도 결혼에 관한 확답을 줄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그럼 내가 먼저...10 만페소를 주겠다.. 아무런 조건도 없이, 그 다음에 결혼에 동의해주면 .. 다시 30만페소가 되든, 아니면 좀더 많은 돈이 되든 내가 지원을 하겠다..했죠 , 그리곤 마닐라로 가서 바로 10 만페소를 송금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 상황이 변하기 시작하더군요, 가장큰 변화는 다급한(다구판) 도시에서, 한달에 1200~1500 만원씩 수입을 올리고 있던 내 친구놈( 그당시 4000 만원을 내게서 차용하며 이자로 50만원씩 지급하고 있었음)이, 현지에서 사귄 여자때문에 그놈 고향친구들하고 트러블이 생기면서, 그 황금알을 낳아주는 거위같은 가게를 모두 헐값에 처분하고 한국으로 도망가 버린것이었습니다..
가게를 처분했으면, 내 돈은 당연히 갚고 가는게 순리일진대...일언반구 없이 ..공항에서 전화 한통 딸랑 하면서 "미안하다..지금은 여유가 없어서 못 갚고, 몇년내로 꼭 갚으마" . 거참... 막상 이렇게 되고보니, 수입의 원천이 거의 봉쇄되어 버린셈이죠. 그러다보니, 그녀의 집에 약속했던대로 지원하기가 만만치 않더군요, 거기다가 설상가상으로, 내가 그 돈을 지원해 준다고 해도 그녀 가족은 내게 아무런 결혼에 대한 확답을 해줄수 없다는....( 사실 내 생각은, 그 돈을 지원하면서 일단 서류상으로 결혼을 진행시킨다는 계획이었는데, 그녀는 학교를 핑계로 삼아 회피-그녀의 말에 의하면, 그녀의 학교는 재학중 결혼을 허용하지 않는다고..만약 결혼시 퇴학처리 된다는.... 나중에 알고보니 모든게 거짓말 ㅠㅠ)
역시 말이란 함부로 내 뱉는게 아닌데 말이죠...상황이 어떻게 되었던간에, 나 역시 그 아버지의 기대를 또 다시 저버렸다는 생각에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미안한 마음때문에 아무런 근거도 없이 ( 남녀관계란게 언제 어디서 뽀개질지 아무도 몰르니까요, 그리고 지금까지 필리핀에서 도저히 말도 안되는 그런 여자들의 거짓말을 겪어 왔기에..) 여유도 없는 상황에서 지원하기엔 부담스러웠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나날이 계속되는 가운데 ... 하루는 그녀에게 전화연락이 안되는 겁니다.. 무슨일이 생겼나 햇더니, 그녀가 아침부터 구토를 하고 열이 심하게 나는 바람에, 병원에 갔답니다. 의사말이 .. 먹는게 부실하고( 허구헌날 생선하나에 간장 , 아니면 닭고기에 간장... ) 채소나 과일류를 못 먹어서 , 비타민 C 가 절대부족하게 되어 생겨난 영양실조라네요. -_-;;;
다행히 내가 보내준 돈이 있어, 그걸루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그녀 어머니가 많이 고마워 했답니다. 그리고는 한달여의 시간이 흐른 어느날... 그녀가 문자를 보내옵니다. 당장 결혼하고 싶다고... 그러면 안되냐고??? 그래서 그녀에게 물어봅니다. 학교는 어떻게 할거냐??? 거의 4 년을 고생해 왔는데 이제와서 그걸 포기할순 없지 않겠느냐고.....그랬더니 학교는 상관 없답니다. -_-;;;;
사실 학교 교칙에 결혼을 금하는 조항이 있을수도 있지만, ... 극히 예외적인 상황에 불과하기에 ..내심 그녀의 말이 거짓일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었지만, 막상 본인의 입으로 들으니... 기분은 극히 나쁘더군요. 거짓말이란 한번 하게 되면 계속 하게 되니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번 깨진 신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법!!!
더더군다나, 이 필리핀 아그들의 거짓말에 신물이 나 있던 내 입장에선, 그녀도 어쩔수 없는 필리핀 걸이구나... 하는 허탈감... 또 무슨 거짓말을 했을지..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갑자기 모든게 덧없어 집니다..
며칠내내 고민하다가, 그동안의 일기를 들추어 봅니다. 일기를 보면서... 처음 그녀를 만나던 날 쓴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어떤 기분으로 그 글을 쓴것인지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러고 나니까,참 나란 인간의 나약함에...흔들림에 .. 치가 떨립니다. 그리곤, 결심합니다. 어쨋든 그녀의 미소는 아직 내게 있어, 즐거움의 원천이고 그리움의 대상입니다.
며칠후, 그녀가 자신이 거짓말을 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합니다.. 사실은 자기 아버지가, 큰 언니의 결혼실패에 충격을 받고, 앞으로의 그녀나 그녀의 또다른 언니에게 청혼하는 조건을 설정했답니다. 혹시라도 큰 언니같은 상황이 재발할시에 자기 딸래미들의 안전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머 이해는 갑니다. ...
그래서 그래 그 조건이 어떻게 되는거냐??그랫더니..자기도 모른답니다. .. 그래서 그럼 빨리 물어봐라.. 자기는 겁이 난다네요. 내가 지금 자금사정이 별로 안 좋다는걸 잘 알고 있는데, 혹시 자기 아버지가 무리한 액수를 제시하면, 내가 자기를 떠날까봐...
그러나 내 생각은 달랐습니다. 내가 만나본 그 아버지는 그런 속물로는 안 느껴졌고, 그 엄마도 그렇지만... 만약에 그 아버지가 무리한 액수를 제시한다면, 그것은 정말로 그 돈을 원해서라기 보다는, 그녀에 대한 나의 마음을 확인하고자 하는것에 지나지 않을것이다라고... 그리고 정말로 오로지 돈을 노리고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나도... 그 녀만 빼 오면 그만이니까요... ^^
그녀 용기를 내서 그녀 아버지에게 그 조건이 무엇이냐고 물어 봅니다. 그리곤... 울먹이며 내게 말하네요 One million 이라면서...
-_-;;;;;;;;;;;;;;;;;;;;;;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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