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손가정 아이들, 필리핀 빈민마을서 봉사활동

중·고생 30명 '지구별 여행학교' 프로그램 참가
"현지 아동 해맑은 미소 보며 오히려 내가 위로받는 느낌"

"이런 집에서 어떻게 살아요? 한국의 우리 집은 대궐이네요."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90㎞ 정도 떨어진 산이시드로주(州) 어퍼핀트로 지역에 있는 12세 소녀 케이트네 집에 들어서던 주연희(15·가명)양은 양손으로 코를 막았다.

검게 그을린 대나무와 나무 합판, 스티로폼 등을 엮어 만든 20㎡(약 6평) 남짓한 집에는 빗물이 새서 안방까지 흙탕물로 뒤덮였고 바로 앞 화장실에서는 악취가 진동했다. 이 집에서 6명의 식구가 산다.

이 지역은 필리핀 정부가 2009년 태풍 켓사나로 피해를 입은 빈민 5000여 가구(3만8000여명)를 강제로 이주시킨 곳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 대부분은 쓰레기 처리장에서 1000만 마닐라 시민들이 쏟아내는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주민들이 필리핀 하루 최저임금인 350페소(약 9240원)에도 못 미치는 100페소(약2640원)를 벌며 산다. 그래서 '쓰레기 마을'로 불린다.

케이트네 집 앞에서는 쓰레기 더미에서 누르스름한 침출수가 흘렀다. 연신 인상을 찌푸리던 주양은 유리 조각이 나뒹구는 마을 곳곳을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을 보고는 달려가 흙이 묻은 발을 털어주고 업어줬다.

 

 

결손가정 아이들, 필리핀 빈민마을서 봉사활동

중·고생 30명 '지구별 여행학교' 프로그램 참가
"현지 아동 해맑은 미소 보며 오히려 내가 위로받는 느낌"

"이런 집에서 어떻게 살아요? 한국의 우리 집은 대궐이네요."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90㎞ 정도 떨어진 산이시드로주(州) 어퍼핀트로 지역에 있는 12세 소녀 케이트네 집에 들어서던 주연희(15·가명)양은 양손으로 코를 막았다.

검게 그을린 대나무와 나무 합판, 스티로폼 등을 엮어 만든 20㎡(약 6평) 남짓한 집에는 빗물이 새서 안방까지 흙탕물로 뒤덮였고 바로 앞 화장실에서는 악취가 진동했다. 이 집에서 6명의 식구가 산다.

이 지역은 필리핀 정부가 2009년 태풍 켓사나로 피해를 입은 빈민 5000여 가구(3만8000여명)를 강제로 이주시킨 곳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 대부분은 쓰레기 처리장에서 1000만 마닐라 시민들이 쏟아내는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주민들이 필리핀 하루 최저임금인 350페소(약 9240원)에도 못 미치는 100페소(약2640원)를 벌며 산다. 그래서 '쓰레기 마을'로 불린다.

케이트네 집 앞에서는 쓰레기 더미에서 누르스름한 침출수가 흘렀다. 연신 인상을 찌푸리던 주양은 유리 조각이 나뒹구는 마을 곳곳을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을 보고는 달려가 흙이 묻은 발을 털어주고 업어줬다.

 

필리핀 산이시드로주(州)‘ 쓰레기마을’을 찾아 봉사활동을 한 우리 결손가정 청소년들이 현지 어린이와 헤어지며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들은 3일 동안 현지 어린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서로 위로하고 친구가 되는 시간을 가졌다.

주양은 지난 1월 말 하나투어와 굿네이버스가 공동 주관하는 '지구별 여행학교'에 참가한 중·고등학생 봉사단 30명과 함께 이 마을을 찾았다. 외국의 빈곤 아동을 찾아가는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봉사단원들은 모두 부모가 사망했거나 집을 나가 어려서부터 보육원에서 자라온 아이들이다. 이재웅 굿네이버스 과장은 "이번 봉사는 '어려운 학생들이 어려운 아이들을 도우며 배운다'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달 초 마닐라에 도착해 나흘간 자신보다 두세 살 어린 현지 아이들 1명과 짝을 지어 생활하며 보살폈다. 정원이 100명도 안 되는 산이시드로 초등학교를 찾아가 페이스 페인팅(얼굴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하며 작은 운동회까지 진행했다. 서로 말은 안 통했지만 짧은 영어 단어와 손짓으로 마음을 전달했다. 한국 아이들과 필리핀 아이들은 하루 만에 친구가 됐다. 소녀시대 등 한국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들으며 하나가 됐다. 최기범(14·가명)군은 "현지 아동과 지내며 오히려 내가 보살핌을 받았다.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를 볼 때마다 내가 위로받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주양은 지난 1월 말 하나투어와 굿네이버스가 공동 주관하는 '지구별 여행학교'에 참가한 중·고등학생 봉사단 30명과 함께 이 마을을 찾았다. 외국의 빈곤 아동을 찾아가는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봉사단원들은 모두 부모가 사망했거나 집을 나가 어려서부터 보육원에서 자라온 아이들이다. 이재웅 굿네이버스 과장은 "이번 봉사는 '어려운 학생들이 어려운 아이들을 도우며 배운다'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달 초 마닐라에 도착해 나흘간 자신보다 두세 살 어린 현지 아이들 1명과 짝을 지어 생활하며 보살폈다. 정원이 100명도 안 되는 산이시드로 초등학교를 찾아가 페이스 페인팅(얼굴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하며 작은 운동회까지 진행했다. 서로 말은 안 통했지만 짧은 영어 단어와 손짓으로 마음을 전달했다. 한국 아이들과 필리핀 아이들은 하루 만에 친구가 됐다. 소녀시대 등 한국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들으며 하나가 됐다. 최기범(14·가명)군은 "현지 아동과 지내며 오히려 내가 보살핌을 받았다.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를 볼 때마다 내가 위로받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