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은 꽃마을에서 자라서 인지 꽃 보다 아름다웠다.

두 여동생인 러브리와 킴벨리도 열일곱살 열다섯살의 나이 이지만,

세자매 모두가 당장 미스필리핀에 출전해도 될만큼 특별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킴벨리와 러브리가 막걸리 민박집에 무슨 일이 있는지 멀리서 언니 카렌을 찾아왔다.

" 학교에 계속 다니고 싶어... 언니가 도와줘."

아마도 돈 문제로 학교를 다닐수 없는 처지에 놓인듯 보였다.

막걸리는 아름다운 러브리와 킴벨리가 돈 몇푼이 없어서 학업을 중단한다는 것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러웠다.

" 당장에 얼마정도 필요한데 그래?"

" 사천오백페소요."

" 알았다. 카렌도 그런 큰돈이 없거나 있다고 해도 줄 형편이 알될 듯하니

내가 그냥 용돈으로 주마."

" 정말로요?"

막걸리는 외식 한번 줄이면 된다고 생각하며 선뜻 돈을 건네 주었다.

킴벨리는 좋아서 어쩔줄 모르겠다는 듯이 민박집 여기 저기를 뛰어다니고

한참이나 기뻐하였다.

제인이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니 러브리와 킴벨리가 고개를 쳐박고 부러운듯

핸드폰 게임 구경에 삼매경이다.

한참 모든 것에 동경할 나이가 아니겠는가?

막걸리는 민박 손님 대여용으로 준비 해놓았던 핸드폰을 러브리와 킴벨리에게 한대씩 주었다.

카렌이 부러운듯 자기도 한대 주면 안되겠냐고 물어온다.

" 그래 이왕 주는것 한대 더 주지... 뭐!"

세자매가 신형 핸드폰을 한대씩 손에 쥐자 기뻐서 어찌 할줄 모른다.

러브리와 킴벨리가 만족한듯 집으로 귀가를 서둘렀다.

 

" 카렌... 심부름 좀 다녀와 "

"네.."

막걸리는 카렌이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근처에 사는 이웃에게 사만페소를 빌려주었는데 카렌에게 사만페소를 받아오게 한것이다..

" 여기있어요 . 받아온 돈..."

" 그래. 수고했다."

막걸리가 사만페소를 받고 돈을 헤아려 보니 삼만 구천페소다.

의심스러워 다시한번 세어봐도 삼만구천페소다.

카렌에게 다시 한번 세어보게 했다.

" 저를 의심하는 거에요?"

" 아니 그게 아니고 ... 돈을 세어 보라는 거야."

카렌은 펄쩍 펄쩍 뛰면서 자신을 의심하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고 난리를 친다.

돈 천페소 아무것도 아니지만, 어디서 천페소가 사라졌는지 누구라도 당연히 추리를 하는것 아닌가?

" 내가 카렌을 의심하는 것도 아니고 카렌에게 사만페소를 받아서

돈을 헤아려보니 삼만 구천페소이니까 다시 한번 묻는 것이 어찌하여 너를 의심한 것이라는 거냐?"

카렌은 당장 막걸리 민박을 그만 두겠다고 한다.

자신을 의심하는 사람과는 더이상 일을 같이 못하겠다고 하면서

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제인과 디바인도 웃기다는 듯이 카렌을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다.

" 그래? 네가 싫다면 언제라도 떠나도 좋다. 그것은 너의 자유이니까!"

가방을 싸들고 나온 카렌을 막걸리는 그렇게 그냥 안타깝게 보내야만 했다.

 

카렌이 떠나고 어안이 벙벙한 막걸리는 어디서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한참을 생각하였다.

심부름을 시킨 자신의 책임과 사라진 천페소, 떠나버린 카렌 , 실타레 얽히듯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들...

 

혹시 사만페소를 갚아준 이웃의 문제가 아닐까 하여 이웃을 방문하여 직접 물어보았다.

카렌 앞에서 두번이나 사만페소를 헤아려 주었고 카렌도 한번 사만페소를 직접

세어 보고 확인하고 받아갔다는 것이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돼지 스무마리를 좋은 일에 기부하는 것과 같이 천페소를 좋은 곳에 기부하였다고 생각하려

하였지만, 떠나버린 카렌을 어찌 생각해야 하는가?

침해에 걸려서 모든 것을 망각하는 노인 처럼 그냥 마구 잊어 버려야 하는 것인가?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이렇게 기분 나쁘게 헤어질수 있다는 것만 배우고 말아야 하는 것인가?

막걸리는 기분도 언짢고 하여 제인과 디바인을 데리고 톨레도 바닷가쪽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 톨레도 시티에서 한시간 정도면 저의 집인데 어떻게 가면 안되겠어요?"

제인이 자신의 집에 몇년동안 못갔다면서 가는 길에 한시간 정도 더 달려서 자신의 고향에

한번 방문해주길 바랬다.

오랫만에 가는 고향길이라 제인은 한참을 준비해서 커다란 베냥에 짐을 가득

승용차 트렁크에 싣었다.

 

승용차는 출발하여 막탄 뉴브릿지로 들어서고 있었다.

앞차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는 바람에 막걸리도 황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꿍하는 소리와 뒤에서 여러대의 차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막걸리가 멈춰선 승용차뒤에는 택시가 연속으로 삼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막걸이의 승용차는 살짝 기스만 났는데 두번째 택시는 뒷 범퍼가 떨어지고

피해가 막심했다.

세번째 택시가 과속으로 두번째 택시를 들이 받은 모양이다.

그 때문에 택시는 밀려서 막걸리의 승용차와 가볍게 키스만 한것이다.

세번째 택시가 안전거리 미확보로 잘못을 많이 한듯 보였는데

택시에서 내리려던세번째 택시 운전기사가 얼굴이 빨갛게 홍당무 처럼 변하면서

다시 택시에 올라탔다.

세번째 택시가 갑자기 뺑소니를 쳤다.

제인은 곧바로 택시 넘버를 적었고 두번째 택시 기사도 택시 넘버를 외웠다.

제인은 117에 전화를 했고 곧바로 경찰 오토바이 두대가 왔다.

 

사건 현장 사진도 찍고 줄자로 중앙분리대와의 거리도 측정하더니

경찰서로 가자고 한다.

경찰서로 가니 두꺼운 노트 마지막 부분에 사건 내용을 기록하였다.

경찰들은 오십명 정도 앉아 있는데 컴퓨터는 단 한대 뿐이었다.

모든 업무 처리가 두꺼운 노트에서 처리 되는 듯 보였고 사건 조사가 끝나자

막걸리 차량의 견적을 내었다.

 

조금 키스해서 스크러치 났을 뿐인데 이천페소의 견적이 나왔다.

두번째 택시 기사의 안전거리 미확보이니 두번째 택시 기사가 이천페소를 내야 한다고한다.

그렇지 않으면 면허증을 경찰서에 보관이란다.

두번째 택시 기사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주머니 지갑에서 이천페소를 꺼내어

막걸리에게 건네주었다.

경찰은 조서에 사인을 받고 막걸리에게 이제 막걸리는 가셔도 좋다고 한다.

두번째 택시 기사는 더 조사를 받고 풀려난 다고 한다.

 

제인과 디바인 막걸리가 경찰서를 나오면서 택시 기사가 조사를 받는 모습을 보니

한없이 안스럽기 그지 없었다.

" 제인 ... 이돈 그냥 택시 기사 돌려주고 오렴."

" 안되요... 두시간이나 조사를 받았는데 차라리 제 고향에서 맛있는 거 많이 사먹어요."

 

막걸리 승용차는 거의 상처가 없었다.

부서진 택시에 비하면 운이 좋은 편인것이다.

뺑소니 친 택시가 잡힐때 까지 얼마나 마음 고생 심할 택시 기사를 생각하니 막걸리는 맘이

편치 않았다.

이천페소를 꾸깃 꾸깃 하여 택시 기사의 손에 쥐어주고 경찰서에서 돌아서니 막걸리는

마음이 한결 편했다.

세상 눈치 보며 살지 않으니 이것으로 여행을 다시 시작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