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의 하루
피나뭉아한 비치에 도착하였다.
파도가 닿을듯 말듯 한 집에는 백이십살 드신 필리핀 할아버지가 살고 계신다고 한다.
살짝 집안을 들여다 보니 할아버지가 낮잠을 주무시는 모습이 보인다.
빨랫터에는 백오살 드셨다는 할머니가 내 나이를 못 믿으면 신분증을 보라며
주머니를 뒤적 뒤적 거리신다.신분증을 못 찾으셨는지 결국 신분증은 보여주시지 않으셨다.
빨랫터 앞에는 육십살 드셨다는 할아버지가 심한 영양 실조 상태로 보이는데
코코넛 잎을 열개씩 새끼로 꼬고 계셨다.
코코넛 야자 잎이 얼마나 무겁냐면 열개를 뭉치면 막걸리도 자신있게 들수 없는 무게를
넘어선듯 보였다.
피나뭉아한 비치는 그렇게 노인들의 놀이터 같았다.
막걸리와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박장 대소를 거듭하며 코코넛 잎을 열개씩 꼬는 할아버지를
향해 폭소를 보냈다.
코코넛 잎을 열개씩 꼬아 할아버지 키보다 두배나 더 큰 코코넛 잎을 들고 일어서면 꼬았던
코코넛이 저절로 풀리고 할아버지는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 하며
다시 코코넛 잎을 열개씩 꼬아 또 시도하고 결국에는 박장대소가 할아버지가 코코넛 잎을 다
꼬아 들고 일어설때마다 터지는 것이다.
할아버지는 백장이나 되는 코코넛 잎을 꼬아 집 담벼락에 가지런히 세워 놓았다.
" 할아버지 이 코코넛 잎은 어디에 쓰시려고 이렇게 꼬아 놓으세요?"
" 내가 키우는 물고기들이 더위를 탈까봐 햇볕 차단막으로 덮어 줄려고 이렇게 한다네..."
백오살 드셨다는 할머니 보다 훨씬 나이 들어보이는 할아버지가 환갑의 연세라니 믿겨지지 않았다.
지나친 영양 부족으로 뼈는 앙상했고 이는 다 빠지고 겨우 하나 둘쯤 남아있었는데
천진 난만하게 웃는 모습이 선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피나뭉아한 비치에는 가족끼리 물놀이 나온 가족도 있었고 연인끼리 어깨 높이 바닷물까지
들어가 다정한 포즈를 하고 있는 부러운 모습도 보였다.
피나뭉아한 비치를 뒤로 하고 막걸리와 제인이 탄 승용차는 세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시장기는 찾아오고 달리는 길에 톨레도 시티에 있는 졸리비에 다시 들려 허기를
채우기로 했는데, 구름떼 처럼 졸리비 안에는 인산 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음식을 샀지만 앉을 테이블을 찾아 한참을 헤매여 겨우 편하게 앉을수 있었고
그 옆으로는 구걸을 하는 대 여섯명의 아이들이 핫도그 버그를 먹는 막걸리에게
마구 윙크를 해대고 있었다.
체하듯 음식을 먹고 졸리비 옆 피자 가게를 지나 걸어가는데
구걸을 하는 대여섯의 아이들이 피자 가게에서 엄마와 어린이가 피자를 먹는 테이블에서
손을 내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엄마는 피자 찌꺼기라도 지키려는 듯이 손을 내저의며 구걸 하는 아이들을 파리 쫓듯
손으로 휘휘 젖고 어린이는 마지막 남은 피자를 엄마의 보호 아래 입속으로 쏙 넣어 버렸다.
구걸을 하는 아이들이나 엄마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이나 피부색은 거기서 거기라
구별이 쉽지 않았는데 어린이들 웃는 모습과 행동하는 손짓을 자세히 보면 누가 구걸하는
아이인지 겨우 판가름 할수 있었다.
승용차 창문을 열고 야자수 잎파리의 향내를 느끼며 한참을 세부 방향으로 달렸다.
별천지 신천지를 지나 아름다운 풍경을 눈으로 즐기면서 서서히 승용차는 세부로 돌아왔다.
민박집에 도착하니 디바인이 뛰어나오고 제인과 디바인은 승용차 안과 밖을 청소 하느라
분주하다.
" 니가 제일 잘났냐?"
" 니가 제일 부자냐?"
승용차 문이 부서질듯 열리고 닫히기를 몇번 쿵쿵하더니
디바인과 제인의 싸우는 소리가 창문 밖에서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애꿎은 승용차가 작살날까 막걸리는 두렵기 시작했다.
십여분을 옥신 각신 싸우는 소리를 들어보니
열일곱살인 디바인이 스물 두살 제인에게 호대게 당하고 있었다.
겨우 겨우 반격의 한마디를 던져보지만 이내 깨깨갱인 디바인은 삐진 말투로 마지막
공격을 쏟아내고 있었다.
마침내 싸움은 제인의 승리로 끝나고 패자인 디바인은 눈물 바다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고 있다.
눈물 콧물이 터진 디바인에게 막걸리는 홀리데이를 주었다.
지금 나가서 좀 돌아다니다 보면 한결 낳을 거야.
싸움에서 졌다고 세상살이에 진것은 아니잖니?
디바인은 패잔병처럼 막걸리 민박에서 휴가를 떠났다.
제인이 혼자 승용차 청소를 하고 있는데 아리따운 아가씨가 제인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더니
막걸리에게 창문밖에서 인사를 꾸벅한다.
" 혹시 일자리 구해주실수 없으세요?"
방충망을 열고 막걸리는 집안 거실로 아가씨를 들어오게 했다.
" 몇살이니?"
" 열일곱살이요,"
" 이름은?"
" 러브리요."
러브리라는 이름이 흔한지 조금 이쁜 아가씨는 다 이름을 러브리라고 하네.
카렌 동생도 러브리였는데 열일곱살이었고,
" 전화 번호 알려주면 생각해보고 전화 주마."
" 네..."
민박집에 별로 할일은 없지만 제인과 디바인이 앙숙이 되어 버렸으니
러브리라도 와서 셋이 지내면 좋을 듯 하였다.
어둠이 세상에 내려 앉고 디바인은 휴가를 마치고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디바인은 제인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 스러워 한다.
한참 싸우면서 커야 할 나이인데 고향을 멀리 떠나 큰소리 한번 마음대로
질러보지 못한 사춘기 소녀 디바인이 안스럽기 그지없다.
강자만 살아남는 정글과 마찬가지로 민박집 헬퍼도 약자는 항상 눈물 바다에
빠져서 처절하게 허우적 대는 것인듯 했다.
디바인은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며 겨우 조그마한 공간에 어렵게 자리를 택했다.
저녁에는 가이드 초소 앞집에 일하는 린린이 집으로 놀러왔다.
막걸리가 지나갈때 마다 " 하이 " 하며 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어 주었던 린린이
밤공기가 심심했던지 민박집에 놀러온것이다.
창문 넘어로 린린과 디바인의 웃음 소리가 들려오고
오늘 디바인은 마음이 풀렸는지 조심스레 제인의 얼굴을 바라본다.
AI answer
Lorem ipsum dolor sit amet consectetur adipisicing elit. Aliquid pariatur, ipsum similique veniam. Quisquam, quod. Quisquam, quod. Quisquam, quod. Quisquam, quod. Quisquam, quod. Quisquam, quod. and the drug lord.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