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추(反芻) - 3 -
딜레마...
살아오면서 난 늘 똑같은 문제를 놓고, 똑같은 고민을 반복하고...그리고 매번 똑같은 결정으로 똑같은 후회와 번민속에 살아왔나 보다. 행동을 하자니 징역이 눈에 선하고, 그렇다고 한발 물러서자니 호구가 될수밖에 없는 절대상황...마치 이빠이 뺑끼를 감아놓고 히든에서 날아온 되빠꾸에달랑거리는 총알로 콜을 받자니 올인이고 다이를 하자니 쪽이 팔리는 상황같은...
난생 처음으로 살떨리게 고민했던 것같다. 하지만 극히 찰나였을뿐... 난 결정을 내렸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었을 게다. 길바닥에 버려진 봉투 하나를 주워들고 이골목 저골목...공터등을 돌아다니며 고만고만한 돌맹이들을 주워 담아들고 다시 그 스텐드빠로 향했다. 현관앞에서 또한번 겁도 나고 갈등이 생겼지만 이미 결정한 일이었다.
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눈에 보이는 웨이터들을 향해 짱돌을 날렸고 날아간 돌들은 거짓말처럼 목표물의 뒷통수에 ,눈탱이에, 콧잔등에 꽂혀줬다. 그리고도 부족했는지 천장에 매달린 샹데리아와 벽에 진열된 술병들까지 박살내버렸다. 그리곤 이유 모를 눈물을 주체할 길이 없어 난 그자리에 주저앉아 엉엉 소리내어 울어버렸다. 잠시 후 그들에게 둘러싸여 다구리(몰매)를 흠씻 맞고 끌려간 사무실로 연락을 받은 문제의 그 양반이 들어왔다. 바로 문x수씨였다. 말로만 들었던...그러나 느낌으로 분위기로 알 수 있었다. 내가 만나고싶었던 분이란걸... 훗날 한때나마 이 양반은 그쪽 계통에서의 내 삶에 지대하게도(?)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이 된다.
사무실로 들어오자마자 그 양반이 툭하고 뱉은 한마디"뭐냐? 저 어린새끼는? 저 어린놈이 가게를 다 휘젓었냐? 혼자서?" "에라이~병신 새끼들아!" 둘러서있던 웨이터들을 향해 욕설을 퍼붓더니 그들을 향해 마구 따귀를 날리고 발길질을 해댄다.
"아이~(어이~의 전라도식 발음) 왜 그랬냐?" 작달막한 키, 떡 버러진 어깨에 위압감이 잔뜩 서려있다. 난 벌벌 떨면서도 또박또박 말했던것 같다. "전 건달이 되고 싶습니다. 건달로 크고 싶어요..."말이 끝나자 내 얼굴을 잠시 응시하던 그는 큰 소리로 웃어제끼더니 아주 가소로운 놈을 본다는 눈초리로 "야이~개녀러 섹기야! 여그가 무신 아그들 놀이턴줄 알어? 영업전이라 초치기 싫어서 그냥 곱게 냉겨 주는겅께 그리 알어. 글구 여그 또 얼쩡 거리면 그땐 애새끼고 늙은이고 가릴것없이 발모가지 빙신 맹그러 버릴거시여" 지금도 그때의 그 공포감을 잊을 수가 없다. 이제 열 여섯의 어린 아이를 무릎 꿇여놓고 그는 아무 표정없이 그렇게 말하더니 "야 이새끼 파출소로 냉겨라" 한마디였다. 반항도 못하고 끌려나가는 내 등뒤로 비수같은 한마디를 더 날렸다 "젖만한 새끼가...도나 개나 다들 건달타령이여...건달은 아무나 하는거여? 거지 새끼..."
끌려간 관할 파출소와 경찰서에선 거의 미친놈 취급을 받았다. 그리고 정말로 거지보다 못한 대우를 받았다. 달려와서 봉투를 들이밀기는 커녕 매달리며 빌어줄 부모나 형제조차 없던 나는 더더욱 그랬다. 결국 기물 파손과 상해건에 대해서 합의를 보지못한 나는 재판부에서 소년부 송치를 받았고 청소년들만 수용해 놓고 가정법원에서 재판을 하는 서대문 감별소(일명 가이탁)란 곳으로 옮겨져 얼마 후 소년원 처분을 받아 십일개월여를 소년원에서 짬밥을 먹으며 한살 이란 나이를 더 먹게 된다.
말로만 듣던 은평구 불광동 소년원...그곳은 법적으로 구타와 학대가 허락된(?) 곳이었다. 쫄다구 시절 5개월여간은 단 하루도 맞지않고 넘어간 날이 없었다. 보도직 공무원들인 그곳 선생이란 호칭의 양반들은 그런 고참들의 구타를 바라보면서 즐기는 듯해보였고 간혹 그들도 핑계와 구실을 들어 구타에 가담 또는 주도하기도 했다. 소심하고 겁많던 나는 거기서 아주 조금씩...더디게나마 야물어져가고 있었다. 마침 생긴 복싱부에 자원한 난 거기서 숱하게 샌드백을 두들겼고, 흘린 땀방울 만큼이나 날 그곳까지 가게 한 그 사람을 증오하고 씹어댔다.
"개새끼...쌩양아치에 거지같은 놈..."
AI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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