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여덟시 세상은 정전으로 빛을 잃었다.

비상전등에 있던 밧데리도 밤 열한시가 되자 왔다 갔다 하기 시작하고

민박집은 어둠으로 뒤덮혔다.

" 제인 가서 초 좀 사오렴"

" 네 "

밤 열한시에 제인이 오토바이를 타고 혼자서 초를 구하기 위해 빌리지 밖으로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인은 경찰관 한명과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제인이 면허증을 안가지고 나갔다가 체크포인트에서 잡힌 것이다.

" 면허증을 보여 주시죠."

경찰관은 막걸리에게 면허증을 요구했다.

얼떨결에 막걸리가 운전면허증을 경찰에게 건네주자

" 당신 면허증은 우리가 압수합니다. 경찰서에 와서 찾아가세요."

제인이 면허증을 가지고 나와 아무런 문제가 없어지자 경찰이 어느 나라 법인지

모르겠지만 막걸리의 면허증을 압수 한다고 한다.

 

민박집에 정전이 되어 가만히 대나무 쇼파에서 앉아 있다가 날벼락을 제대로 맞았다.

오토바이 운전자인 제인이 면허증을 보여주었고 문제가 다 해결 되었는데

막걸리 운전 면허증이 왜 압수를 당하는 가?

척하면 호박 떨어지는 소리

돈 달라는 손짓, 눈치 코치 없는 사람은 경찰의 시비에 휘 말릴수가 있을 것이다.

제인이 눈치 빠르게 경찰관에게 뭐라 속닥 속닥하더니

제인이 백페소를 경찰에게 쥐어주자 경찰관은 아무 문제 없다며 막걸리의 운전 면허증을

돌려 주었다.

" 저기 초 사야 되는데 이십페소만 거슬러 주시면 안되겠어요?"

" 이십페소?"

제인이 경찰관에게 뭐라 속닥 속닥하고 이십페소를 돌려 받는다.

제인이 경찰관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체크 포인트까지 경찰을 데려다 주고

초 열개를 사서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제인은 못 당할 일을 당하였다며 분개하고 씩씩 거렸다.

 

" 미친 놈들 갑자기 경찰 세명이서 마약 있는지 조사한다고

가슴을 주물럭 주물럭 만지고 ...."

제인이 흥분한듯 분을 참지 못하는 듯 했다.

디바인은 제인에게 흥분을 가라 앉히라며 물 한잔을 떠다 주었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그런 짓을... 정전이 되어 세상이 암흑 천지에 빠졌다고 하지만

길거리에서 어떻게 그런 짓을 당당하게 할수 있는가?

경찰놈들은 하늘이 무섭지도 않단말인가?

디바인이 마치 자신이 그런 짓을 당한 것 처럼 무섭다는 표정으로 제인을 열심히 위로해주었다.

 

정전이 되면 가짜 경찰도 판을 친다고 하니

아마도 가짜 경찰한테 제인이 당한듯 이야기는 삼천포로 향하고 있었다.

진짜 경찰이고 가짜 경찰이고 세상이 요지경이니 어찌하겠나?

막걸리도 한번은 경찰에게 오백페소를 준적이 있었다.

고가 다리 아래에서의 직진은 금지 되어 있다는 것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붙잡혔는데 법이 그렇다니까 범칙금 통지서를 기다리는데

경찰 한명이 다가와 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면서 경찰서에서 면허증을 찾고 귀찮으니

어쩌고 저쩌고 그냥 현명하게 오백페소로 자신과 직접 거래를 하자는 제안을 받아 들인 것이다.

그냥 귀찮아서 먹고 떨어진다고 하니 오백페소를 막걸리 손으로 직접

경찰관에게 주었고 그 자리에서 벗어 날수 있었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정전은 해결되고 비가 오르락 내리락 한다.

해가 쨍쨍 떳다가 갑자기 비가 쏟아지고

민박집 대나무 소파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니 필리핀 아저씨 한명이 하늘을 향해

사냥용 사제 장총을 들고 날아다니던 새를 향해 총을 발사한다.

구경다니는 꼬마 아이들까지 대여섯명이 신기한듯 총쏘는 아저씨를 응시하고 있다.

막걸리가 밖으로 산책을 나갔는데 아저씨가 어마어마하게 큰 바이툰을 잡아 놓았다고

구경할꺼냐고 막걸리에게 물어온다.

아저씨를 따라 조금 걸으니 카우보이들이 커다란 뱀을 잡고 장난을 치고 있었다.

뱀은 사미터가 넘는 아주 큰 구렁이였다.

" 우와 이렇게 큰 뱀을 어떻게 잡았어요?"

" 이 뱀 어떻게 할꺼에요?"

" 구워 먹어야지"

 

" 내가 민박집에서 키우게 이 뱀 나에게 팔아요."

" 얼마 줄건데?"

" 불러봐요. "

" 사천페소 "

" 오케이"

막걸리 민박집까지 뱀을 데려다 주고 카우보이들은 사천페소를 들고 술집으로 향했다.

민박집에 구렁이라 ?

어떤 손님이 좋아 하겠는가?

막걸리는 바이툰을 방사하기로 결정했다.

뱀이 잡혔던 곳에 그대로 풀어주었다.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듯이 바이툰은 한참 막걸리를 쳐다 보더니

순식간에 정글로 사라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