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결국 우리조는 2등을 했다.

 

그리고 예정되어 있던 연극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마지막 퇴소식만을 남겨두고 있던 금요일  강의 시간이었다.

갑자기, 강의중에  어떤 교수가 나를 급히 찾는다고 해서, 조용히 강의실을 빠져나가 교수에게 갔더니

내한테 한다는 말이...

그녀..즉  우리조 조장이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르냐고 내게 묻는것이었다.

-_-;;;;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지, 갑자기 왜 그걸 내게 묻는데...

그래서 내가 되레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 왜 그걸 내게 묻냐고?  그랬더니

그녀가 어제밤에   무단으로 외출해서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리저리 수소문해보니

그녀가 나하고 가장 친하다고 연수생들이 얘길해서 나를 불렀다는 것이었다.

엠병

이럴때 쓰는 말이 아마도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챙긴다 라고 하는것인가 보다.

 

사실 그녀에 의하면 자기가 마음에 둔 놈은 다른반에 편성되어 있는 놈인데, 그놈은 안테나에서 벗어나 있고

왜 애꿏은 내가 엮여야 한단 말인가...

그래서 교수한테 사실대로 말해줬다.  사실 나는 몸땡이 튼튼한 죄로 산악훈련때 업어준 죄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그녀를 밖에서 만난적도 없고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실, 그 시점에서 그 연수원 교수들도 어느정도 눈치는 채고 있었다고 한다.

그녀의 행동들이 점점 이상해져가고 있었고,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서 그녀의 상태가 지금 교육을 계속 진행할수

없을만큼 악화되어 있다는것도...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 당시 대전연수원 원장이  한국통신내에서  업무상 실수로 인한 좌천성격으로 그 원장직에 있었던터라, 이곳에서 다시 한번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가 되면 옷을 벗어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교수들이 쉬쉬 하면서 어떻게든 조용히  퇴소 시킬생각으로 잔머리 굴리다 보니 내게까지 이어진 것이었다.

 

다행인지 , 불행인지 아무튼 그녀는 그날 저녁때쯤 귀소 했고

무사히 다음날 퇴소식을 하고, 그놈(?) 하고 놀러 갔던지 집으로 그냥 갔던지 아무튼  대전연수원 생활은 마감되었다.

 

그 다음주에 우리는 본격적으로 나주연수원에 모여서 직업훈련을 받게 되었다.

나주연수원은 대전연수원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규모가 작으면서도 시골에 위치해 있어서인지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대전연수원에서와 같이 별로 집에서 할일도 없던 나는 생전 처음 가보는 나주시내 구경도 할겸 일찍 갔었는데

가자마자, 저 멀리서 나를 부르는 그녀를 볼수 있었다.

그녀는  손에 피자를  두개 들고 있었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그 놈 주려고 사왔다고 하더니.. 나보고 자기 방에 가서 같이 먹자고 한다.  아나~~  이거참

별로 안가고 싶었지만, 일단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다고 하니 또 어떤 행동을 할지 몰라서 일단 응할수 밖에 없었다.

그놈의 인간은 , 또 다시 나를 붙들고  독수리 5 형제 얘기를 꺼내는 것도 부족해서, 여자를 지금까지 몇명이나 따먹었냐느니 온갖 정신 사납고 이상한 얘기들을 하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붙잡혀 있나 고민하고 있는데, 다행히 그녀가 좋아한다는 그놈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려와서 잽싸게 도망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