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업계, 농산물 이어 전자제품에 `불똥' 우려

(하노이=연합뉴스) 김권용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최근 필리핀산 과일류에 대한 수입 검역을 강화하고 나서자 중국 수입상들이 농산물 수입계약을 대거 취소하는 등 필리핀 업계의 피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필리핀 라디오방송 dzMM은 수출업체연합회(PEC)를 인용, 최근 상당수 업체가 중국 수입상들의 계약 취소로 고충을 겪고 있으며 현지의 통관 거부에 대한 우려 때문에 중국시장 수출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세르지오 오르티스-루이스 PEC회장은 중국이 필리핀산 바나나와 파인애플 등 일부 농산물의 통관을 거부한 데 대해 필리핀의 수출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과 일본 시장이 지난 3월을 기준으로 여전히 양대 수출시장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지만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시장에 적신호가 켜질 경우 적잖은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미국과 유럽, 일본 시장의 수요 감소로 고전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필리핀을 구해준 시장이 바로 중국이라며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적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 과일류에 그치지 않고 전체 수출의 약 52.6%를 차지하는 필리핀산 전자제품에 대해서도 유사한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필리핀 업계는 중국이 최근 수출시장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양대 시장인 미국과 일본을 조만간 따라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중국시장 수출은 지난 3월 기준으로 6억4천200만 달러로 필리핀 전체 수출의 14.9%를 차지, 각각 15.5%선인 미국과 일본시장을 바짝 추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히 작년 동기 5억258만달러 대비 무려 27.8%나 늘어난 수치로 중국시장이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여기에 홍콩을 합칠 경우 중국시장은 24%의 점유율로 필리핀 최대의 수출시장으로 급부상, 3월 기준으로도 미국과 일본을 앞지르고 있다.

그러나 연말이나 내년에는 홍콩을 제외하더라도 필리핀의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이미 나돌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