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권용 특파원 =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도발적인 발언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데 대해 `적반하장'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고 현지 방송이 6일 보도했다.

ABC-CBN방송에 따르면 아키노 대통령은 "필리핀 정부 관리들이 실제 도발적인 발언을 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상대(중국)가 많은 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중국 정부가 먼저 자신들이 행한 그간의 발언 기록을 관심있게 들여다본다면 현실감 있게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이어 중국 정부가 3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남중국해 스카보러 섬(중국명 황옌다오) 분쟁 해결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중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스카보러 해역에는 지난주 공무선 5척과 어선 23척이 목격됐으며, 일부 어선은 석호(潟湖) 안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필리핀 해군이 밝혔다.

필리핀의 한 고위관리도 최근 중국이 영유권 분쟁 당사국인 주변국들을 무시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중국의 최근 행태를 보면 주변국들을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며 필리핀이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중국 측의 주장과 달리 남중국해 전역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의 최근 언행이야말로 사태를 악화시키는 주요인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에드윈 라시에르다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5일 미국에 해상 정찰기 P3C 지원을 요청하는 것을 검토하는 행위 자체가 도발이라는 중국 관영 언론의 보도에 대해 중국어로 "조심하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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