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권위의 스포츠 대제전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는 것은 곧 부와 명예를 거머쥔다는 뜻이기도 하다.

역대 한국 국가대표 가운데 가장 큰 포상금을 받은 선수는 '몬주익의 영웅' 마라톤 황영조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고 손기정 선생 이후 56년 만에 마라톤 금메달을 딴 황영조에게는 막대한 부가 뒤따랐다.

당시 금메달 포상금만 3억원으로 지금의 물가로 환산하면 10억원을 훨씬 넘는 큰 금액이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각종 후원을 통한 부수입은 물론 황영조의 이름을 딴 기념사업회가 만들어졌고, 연이은 방송 출연 제의와 심지어 그의 고향 강원도 삼척에는 황영조 동상이 세워지기도 했다.

이번 2012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도 금메달을 목에 걸면 막대한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일단 금메달리스트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6000만원의 메달 포상금을 받고, 또한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도 90점의 연금 점수를 받아 사망할 때까지 매달 100만원의 연금이 꼬박꼬박 통장에 입금된다. 은메달과 동메달 역시 각각 3000만원과 1800만원의 포상금을 받고, 연금도 75만원(70점) 및 52만 5000원(40점)씩 주어진다.

연금 점수 상한선인 110점을 넘긴 선수들은 원할 시 금메달 1개당 6720만원을 일시불로 받을 수 있다. 또한 남자선수들의 경우, 메달 획득만 해도 병역 혜택이라는 보너스도 함께 주어진다.

후원금 또는 스폰서십에 따른 포상금까지 감안하면 정부지원금은 오히려 약소한 수준이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배드민턴 금메달을 딴 이용대는 국제배드민턴연맹 회장인 대교그룹 강영중 회장으로부터 3억 원의 포상금을 받았다.

양궁 금메달리스트들도 현대기아차의 후원으로 포상금 4억원과 고급차량을 제공받았고, 수영의 박태환은 SK 텔레콤에서 1억 5000만원과 수영연맹에서 1억원, 그리고 아시아 신기록을 2개나 갈아치워 1000만원(1개당 500만원)을 더 보탰다. 게다가 새로운 스폰서 계약과 CF 촬영까지 엄청난 가욋돈을 챙길 수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벤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금메달을 차지한 김연아다. 당시 김연아는 대한체육회가 금메달리스트에게 책정한 4000만원과 이건희 IOC 위원의 포상금까지 더해 총 6000만원을 받았다. 여기에 당시 김연아를 후원하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KB 국민은행도 그룹차원에서 천문학적인 격려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종목별 협회에서 내건 보너스도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가장 통 큰 종목은 역시나 축구. 대한축구협회는 금메달 획득 시 선수단에 무려 31억 5000만원을 쏜다고 밝혔다. 결승진출은 21억 4000만원, 동메달 획득은 15억 2000만원, 그리고 8강 토너먼트에만 진출해도 6억 4000만원이 주어진다.

대한핸드볼협회 역시 남녀 대표팀 금메달에 모두 10억원의 상금을 내걸었고, 하키협회도 각각 2억 5000만원씩 수여한다고 밝혔다. 개인전인 체조협회는 금메달리스트에게 1억원을 책정했고, 배드민턴은 베이징 올림픽때와 마찬가지로 무려 4억원의 포상금을 약속했다.

세계 각국에서도 금메달의 포상금이 어마어마하다. 유럽의 아르메니아는 스포츠 약소국임에도 불구하고 금메달리스트에게 8억원을 준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아에는 광산업을 하는 한 사업가가 현금이 아닌 60만 달러(약 6억8700만원)짜리 '골드바'를 준비해두고 있다.

이들에 이어 이탈리아는 2억원, 러시아도 1억 5000만원의 포상금 지급을 결정했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현금 5000만원과 펀드, 주택, 자동차까지 지급해 금메달리스트들은 인생 역전을 할 수 있었다.

반면, 스포츠 최강국 미국은 포상금의 규모가 의외로 작다. 베이징 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2만5000달러(약 2800만원)가 책정됐으며 개최국인 영국은 '스포츠정신'을 강조, 금메달을 따도 단 한 푼도 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