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2012]'우생순' 女핸드볼, 최강 러시아 꺾고 4강행
 
입력 : 2012.08.08 02:27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우선희가 러시아 수비를 뚫고 슛을 던지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우생순’ 신화가 런던에서 재현됐다. 한국 여자 핸드볼이 세계 최강 러시아를 꺾고 4강에 올랐다.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은 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코퍼박스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 핸드볼 8강전에서 러시아를 24-23으로 눌렀다.

이로써 한국은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4강전에서 노르웨이를 이긴다면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확보하게 된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노르웨이와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러시아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세계 랭킹 2위의 강호로 체격과 힘에서 한국을 압도한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했고 지난 해 12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선 한국을 상대로 15골차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은 체력적 열세를 정신력으로 메웠다. 대표팀 에이스 김온아가 무릎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남은 선수들이 투지를 불태웠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러시아가 한국보다 한 수 위였지만 한국 여자핸드볼의 저력은 생각보다 대단했다.

전반 초반 먼저 2골을 내줬지만 이후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공격으로 내리 6골을 넣어 전세를 역전시켰다. 공격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10-5 더블스코어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류은희, 우선희, 권한나, 최임정 등이 고른 득점을 올렸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 더욱 빛났다. 러시아 선수가 공을 몰고 들어오면 더 많이 움직이면서 막아섰다. 과감하게 몸을 부딪혔다. 몸싸움이 있을때마다 코트 바닥에 계속 나동그라졌지만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러시아의 반격도 매서웠다. 잠시 한국의 공격이 주춤하자 러시아는 연속골을 성공시켜 11-9까지 쫓아왔다. 하지만 한국은 곧바로 우선희와 류은희의 득점이 터지면서 14-11, 3점차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들어서도 한국은 러시아에게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계속 리드를 지켰다. 하지만 한국의 공격이 풀리지 않은 사이 러시아의 반격이 위력을 발휘했다. 후반 7분경 스코어는 15-15 동점이 됐다. 한국은 페널티드로까지 골키퍼에게 막히는 등 득점이 좀처럼 올라가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은 러시아가 2분간 퇴장을 당한 틈을 노려 재역전을 이뤘다. 류은희의 중거리슛으로 동점 균형을 다시 깬 뒤 우선희의 오른쪽 득점으로 다시 2점차로 도망갔다.

권한나의 페널티드로가 골라인을 통과했지만 주심이 노골로 인정하는 바람에 1골을 손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않고 한국은 권한나가 빠른 몸놀림으로 연속 3득점을 올리면서 러시아 수비를 뒤흔들었다.

후반 6분여를 남기고 한국은 러시아에게 22-21, 1점차까지 쫓겼다. 이어 종료 4분40여초전 다시 실점을 허용해 22-22 동점이 되고 말았다. 한국도 곧바로 권한나의 슈팅으로 금새 동점 균형을 깼다.

한국은 3분여를 남기고 몸을 아끼지 않은 수비로 러시아의 공격자 반칙을 유도해냈다. 이어진 공격에서 유은희의 득점으로 다시 2점차로 도망갔다.

다급해진 러시아는 계속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골키퍼 주희의 환상적인 선방으로 실점을 면했다. 한국은 남은 시간 온몸을 던지는 육탄방어로 러시아의 슈팅을 막아내 극적으로 승리를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