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가장 어리석은 사람을 욕할 때,

"강 건너기 전에 사공부터 매질하는 놈"이라고 불렀다.

이 말은 매우 뜻 깊은 말이다.

 

사공이 없으면 강을 건너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나 뻔하다.

그런데도 사공이 조금 미운 짓을 한다든가, 좀 게으름을 피운다든가,

비위를 거스르는 짓을 한다고 해서 매질을 해댄다면

세상에 어느 사공이 고분고분 강을 건너도록 해 주겠는가?

결국 사공은 '에라 모르겠다'하고 도망을 쳐버리든지,

배를 저어 나갈 노를 부러뜨리든지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쉬운 사람은 강을 건너고자 하는 사람이다.

지금 우리가 이런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늘 주위를 둘러보고 되돌아 보아야 한다.

 

우리는 지금 외국이라는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습니다.

필리핀 사람들 눈에는 늘 '외국인'으로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자기들만의 주거 공간인 '빌리지'에 외국인이 들어와

분위기를  흐린다거나, 학생들이 소리를 지르며 떠든다거나, 거리를 활보하고 다닌다면

그들이 예쁘게만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정당하게 돈주고 임대해서 살고 있고,

내라는 세금 다 내면서 살고 있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강을 무사히 건널때까지는

뱃사공의 비위를 건드리지 말고, 사공의 노랫소리를 보너스로 들으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강을 건넙시다.

 

강을 건넌 후에는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나빴던 기분은 잊어 버리고 수고비를 더 준다면,

당신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갈 줄 아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