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사관 앞서 해당영화 접근 차단 등 촉구

(하노이=연합뉴스) 김권용 특파원 = 필리핀 지역의 이슬람 교도 수백명이 23일 마닐라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반(反) 이슬람 영화의 상영 금지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이슬람 신자 300여명은 이날 낮(현지시간) 미 대사관 앞에서 해당 영화를 비난하고 대책을 촉구하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 시위대는 "신앙의 자유가 표현의 자유에 우선돼야 한다"며 미 정부에 문제영화의 접근 차단을 요구했다.

시위대는 특히 미국 정부가 2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위 지도부는 또 각 지방정부가 인터넷에 해당영화를 올리는 행위를 금지시켜줄 것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대법원에 낼 계획이라며 당국을 압박했다.

필리핀은 대표적인 가톨릭 국가이지만 상당수 이슬람 교도들이 남부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필리핀 정부를 상대로 분리독립과 자치권 확보를 위한 무장 투쟁을 벌여왔으며 이로 인해 15만명 이상이 희생됐다. 그러나 이슬람 반군 세력은 금년 중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키로 하는 등 화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내용을 담은 해당 영화로 인해 최근까지 최소한 20여개국에서 시위가 발생하고 50여명이 폭력사태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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