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당국이 중국의 무인항공기(UAV·드론)가 영토 분쟁 지역 감시를 위해 필리핀 영공을 침범할 경우 격추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중국 국가해양국이 지난 23일 우리나라의 이어도와 필리핀과 분쟁 중인 황옌다오(黃巖島·스카버러섬) 등을 무인항공기를 이용해 감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이후 관련 주변국에서 나온 첫 반응이다. 필리핀 국방부의 피터 폴 갈베즈(Galvez) 대변인은 지난 25일 필리핀 주요 방송사인 GMA 인터뷰에서 "중국 무인 항공기가 자국 영공이나 공해 상공을 비행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우리의 허락 없이 필리핀 영공에 들어온다면 오판이 생길 수 있으며 무인기가 격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이 발생해 국면이 악화되는 것은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모든 당사자가 지역 안정을 위해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해양국은 지난 23일 장쑤(江蘇)성 롄윈강(連雲港)에서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원격 해양 감시시스템 시연 행사를 갖고, "오는 2015년까지 중국 동부 연안에 무인항공기 기지를 건설해 황옌다오와 댜오위다도(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이어도, 남중국해 도서 등을 비롯한 중국 관할 해역 전체를 감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