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2일 오후 5시50분경이었습니다.

요즘 퀘존에비뉴 아라네타 언더패스 개통으로

퀘존에서 마닐라로 나가는 길이 아주 소통이 잘되고 있습니다.

 

저는 그 시간에 아라네타 언더패스 옆 길로 가다가 우회전 해서

아라네타 에비뉴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목적지는 그레이스 빌리지였지요.  

아라네타 에비뉴로 신나게 달리는데 그레이스 빌리지로 가기전

딱 하나 설치되어 있는 신호등이 녹색 불이 켜져 있었어요.

 

그 신호를 받으려고 속도를 좀 내서 달렸지요. 그

런데 제가 사거리에 진입함과 동시에 황색 등으로 바뀌었습니다.

속도를 좀 낸 상태라서 멈추기도 그렇고 해서 그대로 달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전방에 서 있던 경찰관 2명이 달리는 저의 차 측면으로

다가오면서 멈추라고 하네요.

 

빨강 신호등도 아니고 녹색 신호일때 진입함과 동시에 황색 신호등으로 바뀐것인데...

그런 마음에 멈추지 않고  그냥 달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먼일이래요..

교통경찰관 1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쫒아오고 있는것이었습니다.

 

그레이스 빌리지로 가기 위해서는 골목길을 두어번 우회전 좌회전 해야 합니다.

그 경찰은 결국 저의 차 앞까지 쫒아와서 차를  도로 옆으로 대라고 손짓을 합니다.  

저는 그걸 무시하고 그대로  또 달렸습니다. 또다시 쫒아옵니다.

날은 어둑어둑 해지는데...

 

또다시 저의 차 앞에 와서는 길 옆으로 차를 대라고 손짓을 합니다.

저는 에라 모르겠다 그냥 달리자... 겁도 나고 배짱도 생기더군요.

그러다보니 빌리지 빽게이트 앞까지 도착을 하였구요.

그 경찰은 제가 마지막번째 차를 옆으로 대라고 할때 제가 설줄 알고

오토바이가 거의 멈춘 상태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제가 그냥 달리는 바람에

저와의 거리가 약 20미터 정도 떨어졌었는데...

 

저는 그때 빌리지 빽게이트를 통과하는 상태였고

그 경찰은 빽게이트를 향해 허겁지겁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아 ! 이제 빌리지 안에서 잡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아찔 하더라구요.

 

왜냐하면 계속 쫒아오면서 제 차를 옆으로 대라고 몆차례나 하였는데

그걸 무시하고 냅다 달려왔으니 그 뒷감당을 하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했어요.

그런데 뭔가 이상한 기류가 흐르더군요.

그 경찰이 빌리지 게이트로 들어오질 않는거였어요.

 

저는 계속 후방 게이트쪽을 주시하면서 빌리지 안으로 은신할 장소를 찾았고

결국 공용주차장 안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했습니다.

주차장 안에 들어가자마자 제일 구석진 모서리 자리에 차를 주차해 놓고

미등도 끄고 시동을 끄고는 밖으로 나와서 약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주차장 밖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빽게이트 쪽을 바라보고 서 있었지만 그 경찰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5분,, 10분이 지나도 경찰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어제는 제가 이겼습니다.

마음이 조마조마 했었지만 경찰이 빌리지 안으로 들어오지 않은것을 확인한 후

 

저는 속으로 안도를 하면서 오늘 있었던 일은 정말 잊기 어렵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제 일을 겪으면서 두가지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첫번째는 한국같으면 녹색신호등에서 황색신호등으로 바뀌는 상태에서 진입을 한경우

서서히 진행을 하면서 교차로를 빠져 나가면 되는것인데...

필리핀에서는 그런경우 거의 대부분의 경찰들은 차량을 붙잡았습니다.

우리나라와 법규가 달라서 그런걸까요 ?  

 

그리고 두번째 의문점은  경찰이 빌리지 안으로 무조건 들어올수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경찰이라고 할지라도 빌리지 안에 함부러 들어오지 못하는

그런 규정이 있어서 저의 차량을 앞에서 보면서도 게이트로 들어오지 못했던

것인지 지금도 궁금합니다.

 

아무튼 어제는 가슴이 콩닥콩닥 심장 박동수가 상당했었습니다.  

그 경찰이 저의 번호판을 충분히 외우고 있겠다는 생각에 당분간

그 길로 다니는 것은 삼가하려고 합니다.

결론은 모처럼 악어들한테 붙잡히지 않고 집까지 도착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잘 했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교통법령은 잘 준수하고 지켜야 한다는거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어제의 경우는 신호가 바뀌는 순간에 교차로에 진입한 상황에서

얼떨결에 일어난 도주사건 이었답니다.  

 

이글을 읽으시는 회원님들 저를 용서해 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