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권용 특파원 = 필리핀의 두 전직 대통령이 내년 5월로 예정된 중간선거에 잇따라 출마를 선언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필리핀 현지언론에 따르면 아로요 전 대통령은 전날 고향인 마닐라 북쪽 팜팡가주에서 하원 의원으로 출마할 계획이라며 입후보 등록신청서류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아로요 전 대통령의 입후보 등록신청서류는 장남인 후안 미겔 아로요 하원의원이 대신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의 대통령 재임기간에 수많은 비리와 선거부정 등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아로요의 정적인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은 비리 척결과 전직 대통령의 단죄를 선거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으나 그녀는 지난 2010년 5월 팜팡가주에서 하원 의원으로 출마, 당선됐다.

아로요는 지난해 11월 마닐라 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다 체포된 후 줄곧 병원에 연금됐다가 지난 7월 법원의 보석허가로 풀려났다. 그녀는 중국업체가 추진한 인터넷 브로드밴드 네트워크 구축사업에 연루된 혐의도 받고 있으나 해당 혐의에 대한 재판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조지프 에스트라다 전 필리핀 대통령 역시 75세의 고령에도 마닐라 시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은 지난 2일 시장후보 등록서류를 제출한 뒤 당선되면 마닐라의 재건과 경찰비리 척결에 발벗고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스트라다는 내년 5월 선거에서 자신의 동료로 마닐라 경찰청장을 지낸 알프레도 림 현 시장과 맞붙게 됐다.

영화배우 출신의 에스트라다는 1998년 높은 인지도를 배경으로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글로리아 아로요 전 대통령이 주도한 시민운동에 의해 중도 퇴진했다.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9월 부정부패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후임 아로요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필리핀은 내년 5월 상원의원 12명과 하원의원 전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모두 1만8천명을 새로 뽑는 중간선거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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