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으로 풀려 났던 글로리아 아로요(65) 전 필리핀 대통령이 부정부패 혐의 등으로 다시 체포됐다.

아로요 전 대통령은 국가복권기금 3억6600만달러를 빼돌린 혐의로 지난 4일 체포돼 필리핀 마닐라 한 군병원에 구금됐다고 필리핀 방송이 5일 보도했다. 그는 2004년 대선에서 가톨릭계의 지지를 얻기 위해 국가복권기금을 유용해 자금을 교회 관계자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중국기업 ZTE가 2007년 추진하다 무산된 총 3억2900만달러 규모의 국가브로드밴드 구축사업을 둘러싼 비리에 연루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아로요 전 대통령은 2004년 대선에서 개표 부정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 받은 뒤 7개월간 군 병원에 갇혀 있다 최근 보석으로 풀려났었다.

2001~2010년 대통령을 지낸 그는 고(故) 디오스다도 마카파갈 9대 대통령(1961~65년 재임)의 딸이다. 미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귀국해 1992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1998년 부통령이 됐다. 2001년 1월 부패 혐의로 사임한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나머지 임기를 승계해 대통령에 취임했으며, 2004년 재선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