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크 귀순은 애교 권총 7발 쏜 호출 귀순까지

[데일리안] 2012년 10월 15일(월) 오전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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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북한병사 “총을 7발이나 쐈는데 모르더라”
네티즌 “
군인대신 세콤 직원들 배치하자”성토

[데일리안 = 김수정 기자]
◇ 12일 북한군이 귀순한 강원도 고성군 최전방관측소 부대에서 육군 제22사단 조성직 사단장이 귀순군이 넘어온 철책에 대해 국방위원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강원도 고성군 최전방 소초에서 벌어진 ‘노크 귀순’사건 외에도 4년 전 북한군 중위가 판문점 인근으로 귀순했던 것이 뒤늦게 밝혀져 우리 군의 구멍 난 안보 실태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해당 북한군 중위는 당시 철책을 넘은 뒤 자신의 위치를 알리려고 권총을 7발이나 쏜 뒤 GP(최전방 경계초소)를 노크했다는 증언이 보도돼 관련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15일 YTN은 4년 전 귀순한 북한국 중위 이철호 씨를 단독 인터뷰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철호 씨는 지난 2008년 4월 27일 오후 2시경 경기도 파주 지역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했으며 당시 자신의 신분을 알리기 위해 권총 7발을 쐈지만 아무도 그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터뷰에서 그는 “(북한 쪽) 철책을 뛰어넘었다. 넘고 막 가야되는데, 총을 장전해서, 탄알 30발 있었다. 뒤에서 혹시라도 모르니까 따라붙으면 바로 죽으려고.”라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그는 그날 오후 2시경 가까스로 비중장지대를 지난 한국군 철책과 최전방 경계초소가 보이자 항복을 의미하는 하얀 천을 흔들며 7발의 권총을 쐈다.

그는 “총을 7번인가 쏜 것 같다. 7번을 쐈는데 소식이 없었다”며 “다시 거기서 철책을 따라 500m를 달리고 달렸다”고 말했다.

자신의 존재를 알려도 우리 군의 응답이 없자 급기야 이 씨는 지쳐 근처 풀숲에 숨어 2시간 동안 잠까지 잘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도 그는 우리 군에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이 씨는 직접 결국 초소까지 걸어가 우리 군을 불렀고, 당시 최초로 그의 신원을 확인한 사람은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은 부대원들이었다고 이 씨는 전했다.

이 씨는 “(당시 자신을 발견한 부대원에게)‘장병, 장병’ 이렇게 불렀지만 그냥 올라갔다”며 “GP에서 반바지 입은 하사관이 나와 통문에 얼굴을 내밀더니 "어떻게 오셨냐고”고 물었다고 폭로했다.

더 큰 문제는 지난 2일 ‘노크 귀순자’사건과 마찬가지로 4년 전에도 이 씨를 발견한 부대원들이 그의 접근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상부에 거짓 보고한 것으로 전해져 군대 안의 허위보고체계가 심각한 수준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씨는 “1년에 두 차례, 북한군 최정예 부대가 우리 군 최전방 초소 코앞까지 침투 작전을 펼치고 있는데도, 우리 군은 전혀 모르고 있다”며 “자신도 그 부대의 이동 경로를 따라 남쪽으로 왔다”고 주장해 우리 군의 안보 실태에 대한 우려는 높아가고 있다.

그는 “지뢰를 해제해 놓고 길을 만든다”며 “특수요원들이 임무수행을 위해 넘어오려면 비무장지대에 길을 만든다. 그 길을 따라서 넘어온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보도 이후 트위터리안 등 누리꾼들은 “군 기강 해이수준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op*********'는 “노크 귀순 , 호출 귀순 대처방안으로 GP에 세스코 직원들 근무시켜 바퀴벌레 박멸하듯 경계근무하고 비상벨 설치해서 세콤이나 텔레캅 직원들 차라리 배치시켜라”라고 주장했고, @k***는 “민주당은 530 GP는 북한이 절대 침투할 수 없다며 절대 아니라고 해놓고 지금 와서 군대 기강 해이된 것이라고 말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14일 군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른바 동부전선 전방 철책과 감시 장비를 보강하고 GOP과학화 경계시스템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접적지역 경계강화 종합대책'을 이번 주에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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