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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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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전 요즘 컴퓨터를 켤 때 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상자 말이죠.

제우스 신이 판도라 라는 여자에게 상자를 주죠.

절대로 열어보지 말라고 다짐을 시키고요.

그런데 판도라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그 상자를 살짝 열었는데

그 안에는 세상의 모든 죄와 고통이 있었던 겁니다.

상자를 여는 바람에 그것들이 죄다 빠져 나와 세상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되었답니다.

당황한 판도라는 얼른 그 상자를 닫았지만, 이미 늦었죠.

 

전 멀티 태스킹 스타일의 사람입니다.

여러 가지 일들을 동시에 진행하는 스타일 말이죠.

그런 제게는 컴퓨터는 딱입니다.

컴퓨터 안에서 글도 쓰고 신문도 읽고, 라디오 편집도 하고, 편지도 쓰고...

더구나 저가 하는 일이 인터넷 방송도 있기 때문에 컴퓨터와 붙어 삽니다.

그런데 언제 부턴가 문제 의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저가 컴퓨터를 켜지만, 일단 컴퓨터가 켜 지고 나면 ....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 것입니다.

작업을 하기 위해 컴을 키면... 이메일이 와 있죠. 이것 저것 읽다 보면 회신을 써야 하고

회신을 하는데 딩동 하고 메신저가 울리면 그 사람이랑 한참 이야기 하고

이야기가 끝나면 신문이 궁금하고 신문을 읽다 보면

글을 올린 교민 사이트의 반응이 궁금하고

페이스 북 들락거리고////,

 

이렇게 가지에 가지를 치다가 내가 해야 할 일들은 못하든지 진도가 별로 안나거나...

그거 조금 하느라고 무수한 시간을 흘려 보내고 마는 것입니다.

아무리 멀티 태스킹 스타일이라도 이건 너무 비효율적이다 싶습니다.

 

더구나 요즘엔 머리가 쉬는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심심한 시간이 있어야하는데... 서재에 꽂힌 책들을 뒤적 거리는 시간이 필요한데... 사람들하고 여유있게 노닥거리는 시간이 필요한데... 멍하니 자연을 보는 여유가 필요한데...

컴퓨터를 열면...... 그 안에는 끝도 없이 해야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고, 끝도 없이 갈곳들이 이어지고, 끝도 없이 볼 것들이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열면 닫을 자가 없다는 표현이 성경에 있는데

판도라의 상자와 같이 열면 그 다음은 내 계획과 상관없이 흘러 가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컴퓨터를 안 쓸 수가 없지 않습니까?

더구나 저가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몇 가지 결심한 것이 있습니다.

낮에 사무실에서만 컴퓨터를 하고 집에는 컴퓨터를 가지고 가지 않는다.

또 한 가지 있습니다.

컴퓨터를 열기 전에.. 격류에 휩쓸리기 전에..

지금 내가 해야 할 작업을 수첩에 먼저 정리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것만 합니다. 그 작업이 끝날 때 까지 다른 일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딩동... 해도... 신문을 보고 싶어도 ... 페이스 북에 새로운 글이 올라와도....

적은 그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는 겁니다.

그 일이 끝나면 일단 컴을 덮습니다.

일단 숨을 돌리고

다시 해야 할 일 한 가지를 정해서 그것을 집중해서 하는 거죠.

 

효과가 있더군요.

결심한 일들이 하나씩 진행이 되더라고요.

좀 여유가 생겨요. 책을 많이 보기 시작했고요, 사람들과 얼굴을 대하는 시간이 많아 졌습니다.

 

어떤 분은 이렇게 이야기 하더군요. 컴퓨터는 끌 수 있는 능력이 생길때 자식에게 컴퓨터를 사 준다고요.

말은 세우는 법을 알아야 출발할 수 있습니다.

 

일단 켜고 나면... 늦습니다.

켜기 전에.......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위기감을 가지고.... 조심하고 집중하기....

 

여러분은 어떠셔요?

유용한 기계 컴퓨터로 삶을 풍성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계십니까?

아니면 컴퓨터와 함께 삶을 허비하고 계십니까?

컴퓨터가 판도라의 상자와 같다는 저의 생각이 공감이 되신다면

한 번에 한 가지만 하기를 실천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