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나열된 병사 중 가장 고문관은?

 

1> 머리가 좋은데 성실하기까지 한 병사

2> 머리는 좋은데 게을러 터진 병사

3> 머리는 나쁜데 성실하기는 한 병사

4> 머리가 나쁜데 게을러 터지기까지 한 병사

 

여러분은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보통은 4번이라도 다들 말씀하시겠지만

저는 3번  입니다.

 

가령 군대에서 중대장이 위의 병사들 중에서 분대장을 선임한다고 치면

그 선임 순위를  1>2>3>4로 하는 게 보통이겠지만,

제 경험으로는 3번 분대장이 4번 보다 더 심각한 사건사고를 만들곤 했습니다.

가령 어딜 가라고 하면 3번은 잘 못된 길로 들어서서 한참을 멀리까지도 갑니다.

성실함과 근면함이 이 친구의 유일한 특기이니깐요.

하지만 적어도 4번은 그리 멀리까지는 안갑니다. 잘 못된 길을 가도 게을러서 그리 멀리까지는 안 가는 것입니다.

한 사람으로서의 개인적인 측면에서 보면 3번이 4번 보다 훨씬 나은 병사이겠지만,

분대장이라는 직위가 부여될 경우에는 이렇게 그 결과가 전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잡설이 길었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누구에게 지시를 내리거나 도와 주려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적어도 자신의 역량을 먼저 파악해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욕만 가지고 되는 일이 있고 안되는 일이 있습니다.

3번 분대장 밑에 병사들은 무슨 죄가 있습니까?

차라리 4번 분대장 밑에서 망고 땡으로 있는 게 더 나을 겁니다. 적어도 개 고생은 안하지 않습니까?

물론 위의 사례와 제 판단기준이 절대적으로 항상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는 도움을 주는 사람을 의지하고 기대하게 된다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합니다.

또한 그 사람의 도움을 받음으로써 인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다른 해결책을 찾을 기회가 줄어들게 될 수도 있음을 아셔야 합니다.

 

이런식으로 말씀드리면 혹자는 물을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구제를 해줄 수 있다는 확신이 애초에 없다면, 도와줄 시도조차 하지 말라는 것이냐? 라고 말입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순수하게 도와주려는 의도만 가지고 결과에 대한 확신 없이 도와줬다고 하여, 그리고 그 결과가 설령 나쁘다

하여 어떻게 그 사람을 욕하겠습니까? 그 도와주려는 순수한 의지 만으로도 결과에 상관 없이 박수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전혀 능력도 없으면서 도와 준다고 나서고 더 나아가 그 과정에 이권이나 금전까지 개입되어 있을 경우는 다릅니다.

이러한 경우는 순수하게 도와주겠다는 의도 자체가 왜곡되기에 필요충분한 조건이 되고도 남는 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가령 비영리봉사 단체의 대표임을 표방하는 A가 민간사업자 B를 도와주는데 그 경비로 100만원을 썼다고 가정해 봅시다.

A는 이후에 B에게 100만원의 경비를 지불할 것을 요구하고 B는 100만원 지출 내역 중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A는, '그렇다면 20만원을 깍아줄테니 80만원만이라도 지불해라 '라며 B에게 80만원에 대한 지불각서 작성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B는 A에게 80만원에 대한 지불각서를 써줍니다.


위 사례를 살펴봅시다.

A가 비영리봉사 단체임을 표방할 시에는 B를 도와줌에는 어떠한 영리 목적이 개입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렇다면 A는 통상적으로는 B를 도와 주워도, B가 자발적으로 사례금을 지급하지 않는 이상은, 어떠한 금전적이 보수를

요구해서는 안됩니다. 그래야 비영리봉사단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A가 B를 위해서 지출한 비용은 별도로 청구할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A가 100만원을 경비로 소비했음에도 B가 의문을 제기하자 80만원만 경비로 받겠다고 한 A의 태도입니다.

A가 청구한 100만원은 순수한 경비이기 때문에 그 액수를 늘릴 수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줄여주는 것도 상식적으로는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B는 A가 금전적으로 도와주어야 할 만큼, 절대적 빈곤층이

아님에도 B를 자발적으로 도와주면서, 20만원이라는 상당한 금액을 깍아(?)준 것은 쉬이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보통 사람이 A의 입장이라면 B에게 화를 내고도 남을 경우가 아니겠습니까? 도와줬는데 경비를 갂아달라니? 그것도 실경비를?

따라서 보는 시선에 따라서는 A의 비용 내역에까지 의혹이 차고도 넘칠 수 있겠습니다.

A는 자신의 실 경비를 왜 깍아 준 것인지 도통 모를 일입니다.


이 이외에도 A의 행적을 살펴보면 보통 사람과 비교하여 그 행동에 보편성과 일관성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택시비를 받아 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위의 경우처럼 큰 경비를 일거에 깍아 주기도 하고,

타인의 돈을 빌려서 또 다른 타인을 도와주는가 하면 또 한편으로는 도움을 받은 사람에게는 그에 대한 지불 각서를 받고,

필리핀 민간구호 성금을 모집한다고 하면서 필리핀 고위층과의 친분을 과시하여 교민의 줄서기를 조장하고,

등등 많지만.....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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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행동은 개떡 같이 해놓고 다른 사람에게는 찰떡 같이 알아들으라고 하면, 찰떡으로 알아들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처신한 대로 본인에 대한 이미지가 형성된다는 것을 왜 모르십니까?

본인의 진심을 알아달라고 하기 전에, 그 진심에 보편타당하게 어울리는 처신을 먼저 보이심이 우선일 듯 싶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A님의 가족은 아니기에 A님의 진심은 A님의 언행에 비추어 추측하고 판단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진심을 담아 A님께 한말씀 올리겠습니다.

자신에게 맞지 않은 옷을 입으면 우스꽝스럽고 입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불편한 법입니다.

전문재단사를 고용해서 옷을 줄여서 입으시든지 아니면,

그 옷이 맞는 사람에게 그 옷을 넘기시든지 하셔야 할 것입니다.

 

PS.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쩌다 보니 B님의 입장에 치우쳐서 감정이 이입되어 두서없이 쓴 글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