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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연속 패배로 선수생명 위기
메이웨더와 맞대결 가능성 점쳐

살아 있는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34·필리핀·사진)는 내년에 재기할 것인가?

하원의원을 역임하며 복싱 역사상 처음으로 8체급 정상을 차지해 필리핀 국민 영웅으로 존재하는 파키아오에게 올해는 정말 잔인한 한 해였다. 

지난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후안 마누엘 마르케스(39·멕시코)에게 충격적인 케이오(KO)패를 당했고, 미국의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 <이에스피엔>(ESPN)은 최근 ‘올해의 케이오’로 이 경기를 꼽았다. 

 

파키아오가 케이오패를 당한 것은 1999년 9월 메드곤 싱수랏(타이)전 이후 13년 만이다. 파키아오는 지난 6월 티머시 브래들리(미국)에게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판정패하며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 타이틀을 빼앗겼다. 

 

1995년 프로에 데뷔하며 돌주먹을 앞세워 54승(38케이오)5패2무를 기록한 파키아오는 2009년 리키 해튼을 쓰러뜨리며 ‘올해의 케이오’ 주인공이 됐지만 올해는 입장이 반대로 돼, 굴욕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파키아오가 케이오당하는 모습 역시 극적이었다. 당시 5라운드까지 한 차례씩 다운을 주고받았으나 포인트에서 앞서 있던 파키아오는 6라운드 들어 종료 1초를 남기고 마르케스의 강력한 오른손 카운터를 턱에 허용하며 썩은 고목 쓰러지듯 엎어졌다. 

 

한동안 기절했던 파키아오는 마르케스와 이미 3차례 맞붙어 2승1무의 우위를 점하고 있었기에 이날 패배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파키아오는 내년 4월 재기전을 한다며 은퇴설을 부인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파키아오가 그동안 전세계 복싱팬들이 기다려온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5·미국)와의 맞대결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고 있다.

두 선수의 맞대결은 그동안 끊임없이 추진됐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출처_(한겨례신문 =이길우 선임기자/ 2012.12.28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