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logue 

 
 
문득 하늘을 보니 저물 녘

남은 건 없다

 

지나온 길이 흐려지고

주머니 속엔 묵은 손수건

 

돌아보면 슬프다

슬프지 않아도 울어야 하는데

고개 저어도 이미 그림자만 흐릿하고

뒷덜미를 놓지 않는 차가운 손

 

빈 벽에 걸린 열쇠 하나

가볍게 흔들리면

늦은 안개 사이로

날선 칼날 들어서고

이미 베어진

내 발자국들이 사라지고 있다

 

누가 아는가

이 정확한 언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