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같이하죠” 접근해…‘필리핀:"죽음의 공포 3일’
여행 같이하죠” 접근해…‘필리핀 악몽의 3일’
"세상에 이런 일이"
"납치됐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잠을 이루기가 어렵습니다. 죽음이 눈앞에서 어른거리는 공포를 체험했어요."
2011년 8월 필리핀에서 납치됐던 황민철(가명·32·회사원) 씨의 목소리가 떨리면서 높아졌다. 그는 필리핀 여행 중 납치된 아들(홍석동 씨)을 그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홍봉의 씨(57) 사연(본보 3일자 A13면 참조)이 보도된 이튿날인 4일 기자의 전화인터뷰에 응했다.
황 씨도 홍석동 씨를 납치한 범인들에게 잡혀 있다가 사흘 만에 풀려났다.
지방 소도시에 사는 황 씨는 2011년 8월 19일 7박 8일 일정으로 필리핀 여행을 떠났다. 19일 오후 막탄세부 공항에 도착한 뒤 인근 호텔에 여장을 푼 황 씨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그는 출국 전 한 웹사이트의 '세부 자유여행 카페'에 "혼자 필리핀 여행을 가는데 현지에서 같이 여행을 다닐 분 있으면 연락 달라"는 글을 남겼다. 이 글을 보고 한 남자가 전화를 걸어온 것.
황 씨는 호텔 로비에서 이 남자를 만나 인근 맥줏집으로 옮겼다. 이 남자가 납치단의 행동대장인 김성곤이었다. 김성곤은 잠시 후 "한국인 친구가 하는 괜찮은 술집이 있는데 내가 한잔 살 테니 자리를 옮기자"고 제의했고 황 씨는 동의했다. 잠시 후 승합차가 도착했다. 승합차는 도중에 다른 사람을 한 명 더 태웠다. 이 승합차 운전자와 합승객이 바로 납치단의 부두목 김종석과 두목 최세용이었다.
이들은 차가 출발하자마자 돌변했다. 품속에서 칼과 총을 꺼낸 뒤 "너 지금 납치된 거야. 죽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있어"라며 협박했다. 막탄의 한 가정집에 도착하자 황 씨의 손엔 수갑을, 발엔 쇠사슬을 채웠다. "처음에는 갖고 있는 돈만 빼앗고 풀어줄 줄 알았어요. 근데 총으로 위협하고 온몸을 사정없이 때리는데 큰일 났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더군요."
납치범들은 황 씨에게 총을 겨눈 채 한국에 전화를 하라고 시켰다. 1500만 원을 송금하라고 시킨 것. 황 씨는 친구들과 직장동료에게 송금을 받아 전달했다. 그들은 황 씨를 22일 공항으로 데려가 검색대를 통과하는 것까지 지켜본 뒤 달아났다. 황 씨는 곧바로 필리핀 경찰에 신고했다. 현지 경찰은 황 씨가 감금됐던 집을 찾았지만 납치범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황 씨는 귀국 후 한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그는 "납치범들은 나를 풀어주면서 '신고해도 괜찮다, 상관없다'며 필리핀 경찰을 비웃듯이 말했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공포감을 알 수 없을 것"이라며 치를 떨었다.
"저야 가까스로 살아 돌아왔지만 석동 씨는 아직도 행방조차 모른다면서요. 이번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석동 씨 아버지의 마음이 오죽했을까요. 석동 씨를 비롯해 아직도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납치 피해자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랍니다."(동아일보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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